코오롱(002020)그룹이 만든 세계 최초 골관절염 세포유전자 치료제인 ‘인보사’의 중동 지역 수출에 ‘파란불’이 켜졌다.
이웅열 코오롱그룹 회장은 3일 서울 강서구 마곡지구의 ‘코오롱One&Only타워’에서 방한 중인 셰이크 사우드 빈 사크르 알카시미 라스알카이마 국왕을 만났다. 라스알카이마는 아랍에미리트(UAE)의 7개 토후국 중 하나로 국내에서는 서울대병원이 위탁 운영하는 왕립 셰이크칼리파전문병원이 있는 곳으로 알려져 있다.
이날 면담에서 셰이크 사우드 국왕은 코오롱그룹의 골관절염 치료제인 인보사에 대해 특별한 관심을 나타냈다. 인보사는 코오롱그룹이 19년에 걸쳐 세계 최초로 개발한 골관절염 세포유전자 치료제로 주사 투여 한 번으로 1~2년간 통증 완화와 기능성 개선 효과가 확인된 바이오 신약이다. 국내에서는 지난해 7월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허가를 받아 코오롱생명과학이 판매하고 있으며 미국에서는 코오롱티슈진이 현재 임상 3상을 준비 중이다.
셰이크 사우드 국왕이 이 회장을 만나기 위해 코오롱그룹을 방문한 것도 셰이크칼리파전문병원을 통해 인보사의 효능을 접하고 직접 연구시설을 보고 미팅을 하기 원해서였다. 실제 지난 3월 심각한 무릎 통증으로 오랫동안 고생하던 UAE의 한 여성이 국내에서 인보사를 투여받고 상태가 많이 호전된 사실이 현지에 알려지기도 했다. 셰이크 사우드 국왕은 “지금까지 골관절염은 절개를 통한 수술법만 가능하다고 알고 있었다”며 “인보사 연구소 견학과 제품에 대한 설명을 들어본 후 간단한 시술로도 장기간 무릎 통증 및 활동성이 개선될 수 있다는 것을 직접 확인할 수 있게 됐다”고 전했다.
인보사의 효능을 UAE 국왕이 직접 확인하면서 중동 지역 수출이 힘을 받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지난달 코오롱그룹이 셰이크칼리파전문병원의 요청으로 5명의 골관절염 환자에게 투약할 수 있는 인보사를 보냈는데 이 역시 셰이크 사우드 국왕의 지시였다는 후문이다. 실제로 이날 셰이크 사우드 국왕은 이 회장에게 “한국의 우수한 의료시설과 기술 및 다양한 바이오신약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일 기회로 삼고 싶다”고 전해 인보사 수출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기도 했다. 이에 대해 이 회장 역시 “코오롱의 혁신적 기술이 양국의 선린과 의료 발전, 그리고 질병 치료에 촉매제가 되기를 희망한다”고 화답했다.
지난달 셰이크칼리파전문병원으로 보낸 인보사는 현재 UAE 측으로부터 테스트 투약에 필요한 절차를 밟고 있다. 이번 테스트 투약에서 어느 정도 효과를 확인하게 되면 테스트 범위를 더 넓힐 수 있고 결국 인보사의 중동 지역 진출은 물론 현재 국내에서만 최종 허가를 받고 판매 중인 인보사에 대한 글로벌 시장의 신뢰를 높이는 데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코오롱그룹은 기대감을 숨기지 않으면서도 조심스러워하는 분위기다. 코오롱그룹의 한 관계자는 “UAE에서도 (실제 판매와) 관련된 절차가 있어 당장 수출과 연결하기는 조심스럽다”며 “하지만 이번 셰이크 사우드 국왕 방문과 UAE 현지에서의 테스트 투약은 인보사의 중동 진출에 좋은 밑거름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