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일난다’ 김소희(35·사진) 대표도 한때 ‘취포자(취업포기자)’였던 때가 있었다. 모 회사 비서로 취직한 김 대표는 하던 일이 적성과 맞지 않다는 걸 깨닫고 과감히 다른 길을 택했다. 무엇을 하면 잘할 수 있을지 고민하던 김 대표는 어릴 때부터 꿈꾸던 ‘옷집 사장’을 떠올렸다. 김 대표는 초등학생 시절 집에 있던 미싱으로 애완견 옷을 만들어 입힐 정도로 옷에 대한 관심이 컸다.
한국 온라인 쇼핑몰 1세대인 김소희 대표가 K 뷰티 신화를 썼다. 로레알그룹이 3일 ‘난다’의 지분 100%를 인수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매각가는 5,000억 ~ 6,000억 원 정도로 추산되고 있다. 수 천 억원의 자산가가 된 김 대표는 지분을 모두 로레알에 파는 대신 스타일난다에 잔류해 회사 경쟁력을 키울 계획이다. 그는 “이번 매매는 난다에 획기적인 돌파구가 될 것”이라며 “로레알의 견고한 지원과 글로벌 플랫폼을 바탕으로 스타일난다가 전 세계로 확대돼 뷰티 트렌드를 선도하는 세계적인 브랜드가 됐으면 한다”고 기대했다.
사실 김 대표의 첫 출발은 소박했다. 옷 장사로 방향을 선회한 그는 엄마와 같이 동대문 시장에서 옷을 구매하고 옥션에 올려봤다. 8만 원에 옷이 팔렸고 옷을 거래하는 데 흥미를 느낀 김 대표는 22세이던 2005년 온라인 쇼핑몰인 ‘스타일난다’를 세웠다.
물론 난다가 처음부터 승승장구한 것은 아니었다. 난다는 2011년까지만 해도 300억 원 넘는 매출을 올렸지만 5억 원의 영업손실을 내는 회사였다. 이후 ‘K뷰티’ ‘K패션’ 등 한류 바람을 타고 스타일난다가 쑥쑥 크기 시작했다. 2012년에는 서울 소공동 롯데백화점 영플라자에 입점하면서 국내 소비자와 외국인 관광객에게 인기를 끌었다. 의류뿐 아니라 화장품으로도 사업 영역을 넓혔다.
2014년에는 한 해 매출액이 1,000억 원을 처음 돌파했다. 중국인 관광객이 가장 좋아하는 브랜드 1위에 오르기도 했다. 특히 난다의 화장품 브랜드 3CE가 매출 견인차 역할을 했다. 현재는 국내 14개 백화점과 13개 면세점에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국내 수백 개의 매장뿐 아니라 호주, 일본, 중국, 홍콩, 마카오, 태국,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등의 해외에서도 총 168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로레알이 눈여겨 본 것도 화장품이다.
얀 르부르동 로레알코리아 사장은 “이번 스타일난다 인수를 통해 로레알코리아는 접근성 높은 메이크업 시장에서의 입지를 더욱 강화할 것”이라며 “그룹 최초로 한국의 뷰티 브랜드를 맞이하게 돼 기쁘며 한국적인 아름다움과 스타일을 전 세계에 선보일 수 있게돼 매우 자랑스럽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