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이 디플레이션 우려를 벗어나 2018년을 시작하고 있다. 경제성장세가 미국을 앞서기 시작했고 부실했던 유럽은행들의 예금보험제도도 통합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 친유럽연합(EU)파의 대표주자로 불리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통합과 성장 리더십 성공으로 EU 통합 회의론에 대한 포퓰리즘이 꺾인 것도 EU 성장세에 도움이 되고 있다.
투자자 관점에서 모처럼 밝아오는 EU의 새벽에 어떤 자산에 투자하면 좋을까. 유럽주식형 펀드나 주식에 대한 직접투자도 고려할 수 있겠지만 안정적인 중위험 중수익 상품을 원하는 투자자라면 유럽의 트로피 자산(상징적 부동산)에 투자하는 부동산 펀드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특히 최근 정부가 국내 중소형빌딩과 상업용 부동산에 대해 대출 조이기에 나서고 있는 가운데 공실률 상승과 임대수익률 및 가격 하락으로 고민하는 반면 유럽 부동산은 더 높은 임대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부동산 펀드는 그 특성상 입지가 최우선 고려 대상이 된다. 주거용 부동산을 예로 들어보자. 글로벌 도시 통계 제공사이트 ‘넘베오’ 자료에 따르면 평당 가격 기준 1위는 홍콩으로 평당 9,750만원. 2위는 싱가포르 6,830만원, 3위는 유럽에서 가장 비싼 런던 6,820만원, 4, 5위는 베이징 (5,990만원), 상하이 (5,733만원) 순이다. 뉴욕은 4,820만원, 도쿄는 3,860만원으로 10위를 기록한 서울(4,680만원)과 유사하다. 비싸더라도 투자자들이 기꺼이 투자하려는 도시들에는 공통된 특징이 있는데 모두 로컬뿐만 아니라 전 세계 인구가 유입돼 사무실과 집의 수요가 꾸준한 글로벌 허브라는 점이다. 특히 젊은 세대의 이민을 폭넓게 수용하는 유럽 도시들은 미래 성장성에 있어서 국내와 비교해 경쟁력이 있다.
공실률과 임대료 상승도 확인해야 된다. 우리나라 주요상권의 공실률이 10% 수준까지 오른 데 반해 유럽은 1~2%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대체로 유럽 핵심지역의 A등급 오피스 공실 위험이 낮은 이유는 건물을 지을 수 있는 토지가 부족하고 신규건축 승인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반면 EU,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본사 등 국제기구, 국제 금융기관 등의 임차 수요가 꾸준하다. 마지막으로 투자 시점의 부동산 매입 가격이 중요하다. 글로벌 유동성의 힘으로 금융위기 이후 유럽 도시 중 런던 등의 핵심부동산들은 이미 가격이 상당이 오른 상태다. 캡레이트 (cap rate, 자본환원율=순임대소득/매입가격)가 높다는 것은 가격이 매력적이라는 의미인데 상대적으로 캡레이트가 높은 합리적인 가격대의 오피스를 골라야 한다. 국내 금리 대비 낮은 1% 초반의 저금리 대출을 활용해 높은 차입비율 (LTV)의 레버리지를 활용할 수 있는 점, 또 유로에 투자하는 환율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원·유로로 100% 환헤지를 해도 달러와는 달리 추가 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점도 매력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