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사회초년생 재테크 도장깨기] 만능통장이라던 ISA 뜯어보니…

최대 400만원 비과세혜택 있지만 5년 돈 묶어놔야

은행권 ISA 실적경쟁 안해 가입자 규모 줄어

비과세혜택 받으려면 올해 안으로 꼭 가입해야

/연합뉴스/연합뉴스



사회초년생에게 예적금, 주택청약종합저축, 펀드 등의 재테크 수단은 비교적 친숙하게 느껴질 수 있다. 그러나 각종 영어 약자가 들어가기 시작하면서부터는 점점 얘기가 복잡해지는 것 같아 낯설다. 좀만 들여다보면 영어 약자가 붙은 금융상품들도 금방 이해할 수 있다.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는 출시 초기 바짝 인기가 있었으나 지금은 가입자 수가 줄어들고 있다. 수익률과 세제혜택이 생각보다 짜다는 지적에 국회에서 지난해 말 세법개정안을 통해 ISA를 개선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ISA를 가입하기 전에 상담을 받아 장단점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고 강조한다.

◇만능통장이라면서 5년 동안 돈을 묶어두라니

지난 2015년 처음 소개된 ISA는 당시 ‘만능통장’으로 불렸다. 재테크를 위해선 ‘필수템’처럼 홍보됐다. 계좌 하나로 예적금과 펀드, 파생상품까지 모두 투자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세제혜택도 주목을 받았다. 투자수익 200만원까지는 세금을 안 내고 그 이상은 9.9%의 세율만 부과했다. 일반 투자상품에는 15.4% 세율이 적용돼 ISA의 매력이 컸다. 가입조건도 근로소득이 있고 연소득 5,000만원 이하면 돼서 문턱도 낮았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출시 10주 만에 200만명이 가입했으니 ISA가 ‘국민 재테크’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그랬던 ISA가 출시 후 불과 반년 정도 뒤부터 인기가 떨어지기 시작했다. 2016년 여름부터 월별 신규 가입자는 꾸준히 떨어졌고, 지금까지도 ISA는 예전에 비해 시들시들하다.

그 이유를 설명하기 전에 우선 ISA가 신탁형과 일임형으로 나뉜다는 것을 알 필요가 있다. 신탁형은 본인이 직접 자산운용을 하는 방식이며, 일임형은 금융사에 내 돈을 맡기는(일임) 방식이다. 신탁형은 본인이 하는 만큼 일임형보다 수수료가 낮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3월 기준 ISA 총 가입자 중 신탁형을 선택한 비중이 88%에 이른다. 일임형이 전반적으로 수익률은 좀 더 높지만 수수료도 그만큼 높아 본인이 직접 자산운용을 할 수 있는 신탁형을 선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ISA가 찬밥 신세가 된 데는 크게 세 가지 이유가 있다. 우선 사람들이 기대했던 것보다 수익률이 낮았다. 신탁형 ISA 가입자들이 고위험 고수익 전략을 버리고 안전자산 채권 등에 주로 투자해 수익률이 낮았고, 낮은 수익률에 또 수수료까지 붙었다. 그러다 보니 신탁형 ISA 평균 수익률은 3% 안팎을 기록했고, 이는 예적금 금리와 별 차이가 없을 정도니 소비자는 ISA를 굳이 선택할 이유가 없었다.


무엇보다 가입자가 ISA에 넣은 돈은 5년 동안 묶여 있어야 한다는 게 골칫거리였다. 5년을 못 기다리고 중도해지하게 되면 세제혜택이 무효가 돼 15.4%의 세금을 그대로 내야 했다. 일부 저소득층을 제외하곤 중도인출도 안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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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세제혜택도 너무 짰다는 지적도 많았다. 5년 동안 얻은 수익 200만원까지만(일부 서민형 상품 기준으론 250만원) 비과세를 해줬기 때문이다.

◇달라진 ISA, 인기 회복할까

수익률 낮고 자기 돈도 맘대로 못하는 통장으로 전락해버린 ISA가 잇따른 비판에 모습을 바꿨다. 지난해 12월 국회에서 세법 개정안을 통과시켜 ISA ‘시즌2’가 출시됐다. 그동안 있어 왔던 비판을 수용하고 비과세 혜택 기준을 서민형 상품에 한해 250만원에서 400만원까지 올렸고, 중도인출도 가능토록 했다. 새단장한 ISA 신규계좌는 올해까지만 가입이 가능하다. 최대 400만원까지 세금을 내지 않아도 되니 목돈을 마련하기에 적합하다.

한편 금융투자협회가 공시한 최근 3개월 동안의 일임형 ISA 수익률을 보면 증권사를 기준으로 초고위험 투자는 최대 36%까지 올라간다. 하지만 ISA 가입자의 80% 이상을 보유하고 있는 은행의 경우 초고위험 투자 수익률은 10%대다.

기본적으로 신탁형 ISA에 가입한 대부분 서민들이 심리상 초고위험 상품에 투자를 꺼리는 것은 당연하다. 초저위험 또는 저위험 상품의 수익률은 2%대로 예적금 금리와 여전히 큰 차이가 없다.

더군다나 ISA 개정 후 시장은 아직까지 별 반응이 없다. 은행권 경우엔 가입자가 여전히 줄고 있는 중이다.

그럼에도 전문가들은 ISA를 가입해서 나쁠 것은 없다고 말한다. 세제혜택과 저축의 효과를 동시에 볼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올해까지만 가입이 가능한 ISA 신규계좌의 비과세 혜택을 받으면 목돈 마련에 유용하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한다.

ISA가 인기가 식은 것은 ISA 자체의 문제 때문은 아니라는 제언도 있다. 김현섭 국민은행 스타자문단 팀장은 “은행이나 증권사에서 더 이상 ISA로 실적경쟁을 안 한다”면서 “가입자 입장에서도 세무서를 통해 각종 서류를 마련해야 해 번거롭다”고 ISA 인기가 식은 이유를 설명했다. ISA 자체의 문제보단 시장의 상황과 복잡한 가입절차를 지적한 것이다. 김 팀장은 “ISA는 세법개정안 후 세제혜택이 늘어났고 중도인출도 가능하기 때문에 가입하면 나쁠 게 없으며, 특히 주가연계증권(ELS)을 ISA에 넣어서 투자하면 수익률이 좋다”고 덧붙였다.

손구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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