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성도 몰라? 김정은을 '은 위원장’으로 부른 美 폼페이오

재방북 배경 설명자리서 언급…실수한듯

北지도자→위원장 호칭 변경으로 예우도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 /서울경제DB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 /서울경제DB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은 위원장(Chairman Un)’이라고 불러 논란이 되고 있다.

폼페이오 장관의 발언이 구설수에 오른 것은 8일(현지시간) 북미정상회담 사전조율을 위해 평양으로 가는 전용기 내에서였다. 지난 부활절 주말(3월 31일∼4월 1일)에 이어 두 번째 방북길에 오른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재방북 배경 등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과 ‘은 위원장’ 사이의 성공적인 북미정상회담을 위한 틀을 만들어내기 위해 지금까지 논의해온 회담 의제들을 확정하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그동안 트럼프 대통령을 포함한 미국 행정부 인사들은 김 위원장에 대해 ‘김정은’ 또는 ‘북한 지도자 김정은’으로 칭해왔다. 미 행정부 관계자가 김정은을 ‘위원장’이라고 부른 건 이번이 처음이다.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회담 상대로서 예우해준 호칭이라는 평가다. 폼페이오 장관은 그러나 이날 김 위원장을 언급하면서 한차례 ‘위원장’이라는 호칭을 쓴 외에는 ‘김정은’이라고 불렀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도 폼페이오 장관의 1차 방북 이후인 지난달 24일 김 위원장에 대해 “매우 많이 열려있고 매우 훌륭하다”고 칭찬하며 지난해 ‘리틀 로켓맨’이라고 부를 때와는 180도 달라진 모습을 보인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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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김정은 위원장을 ‘김’ 대신 ‘은’으로 부른 것에 대해서는 한글과 영어의 성과 이름 순서 차이 때문에 ‘은’을 성으로 착각한 것인지, 아니면 다른 이유가 있는 건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외교가의 한 인사는 “실수로 ‘은’이라고 부른 것 같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북미 정상회담의 ‘키맨’이자 미국의 외교 수장인 폼페이오 장관이 김 위원장의 성(姓)도 제대로 모르는 게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했다. 비확산 전문가인 제프리 루이스 미들버리 국제학연구소 연구원은 트위터를 통해 “폼페이오는 ‘김’이 성이라는 사실을 모르는데 ‘한반도 비핵화’라는 문구와 관련된 모든 개념과 의미의 미묘한 차이를 관리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AFP 통신은 루이스의 트윗을 인용해 ‘은 위원장’이라는 호칭이 “외부 관찰자들로부터 조롱을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워싱턴포스트(WP)의 애덤 테일러 기자가 “폼페이오 장관이 평양으로 가는 길에 김정은을 ‘은 위원장’이라고 언급했다”는 트윗을 올리자 “헨리 키신저는 1971년 중국 지도자(마오쩌둥)의 호칭이 ‘둥 위원장’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김씨 일가가 3대에 걸쳐 북한을 통치했다. 폼페이오가 그걸 공부하는 데에는 약간의 시간만 필요하다”는 댓글이 달리기도 했다.

미국의 정치 저널리즘 웹사이트 ‘TPM’을 운영하는 조시 마셜 편집장도 트위터를 통해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북한 지도자의 성을 ‘은’이라고 생각한다. 정말이다”라고 전했다.
/김주환 인턴기자 jujuk@sedaily.com

김주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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