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동부지법 형사항소3부(김귀옥 부장판사)는 11일 IDS홀딩스 지점을 운영하거나 관리이사로 일하며 사기 행각에 가담한 혐의 등으로 기소된 지점장 남모씨에게 무죄를 선고한 1심을 깨고 징역 10년을 선고했다. 남씨와 같은 혐의로 기소된 나머지 14명에게도 무죄를 선고한 1심을 뒤집고 징역 5∼9년을 선고했다. 이들은 모두 법정 구속됐다.
앞서 1심은 지점장 회의 녹취록 등을 근거로 “(지점장 회의가) 일반 투자자들이 알지 못하는 사업의 실체를 김성훈 IDS홀딩스 대표로부터 전달받는 자리가 아니었다”라고 판단해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항소심에서 이들이 김 대표와 공모해 사기를 방조했다는 혐의를 유죄로 인정했다. 검찰은 항소심에서 이 혐의를 예비적 공소사실로 추가했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의 이해관계가 김씨와 부합한 점 등을 고려하면 김씨의 사기범행을 인식하고도 투자 자금을 모집해 범행을 용이하게 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1심에서 무죄로 판단한 방문판매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도 유죄로 인정했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은 김씨와 공모해 다단계와 유사한 조직을 이용해 재화 등의 거래 없이 금전거래를 했다”며 “이 금전 거래 역시 방판법 위반으로 봐야 한다”고 판단했다.
다만 사기 혐의에 대해서는 1심과 마찬가지로 검찰이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혐의가 입증되지 않았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남씨 등은 선고 직후 발언권이 주어지자 “알았다면 절대 하지 않았을 것”, “김성훈이 하라는대로 했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재판장은 이런 피고인들의 발언에 “수백억에서 수천억원이 넘는 돈을 주무르면서 몰랐다고 하기에는 너무 변명이 구차한 것 같다”고 질타했다.
남씨 등은 2011년부터 2016년 8월까지 김 대표 밑에서 지점장 또는 관리이사를 맡아 1만여명에게 1조 2,000억원을 가로채는 데 가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 사건은 투자자 7만여명으로부터 5조원을 가로챈 ‘조희팔 사건’과 유사해 ‘제2의 조희팔 사건’으로도 불린다. 한편 먼저 기소돼 별도로 재판을 받은 김씨는 지난해 12월 대법원에서 징역 15년형이 확정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