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1위 업체인 화웨이가 자사 스마트폰을 통해 암호화폐인 비트코인 지갑을 내려받을 수 있는 서비스를 시작한다. 중국 당국이 지난해 중국 내 비트코인 거래소를 폐쇄해 가상화폐 거래를 공식 중단시킨 가운데 화웨이의 비트코인 앱 서비스 도입을 계기로 관련 시장에 변화가 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11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화웨이는 이날부터 자사의 신형폰 ‘아너(Honor)’에서 앱 갤러리를 통해 암호화폐 거래 사이트 BTC닷컴의 비트코인 지갑을 내려받을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밝혔다. 화웨이의 신제품에 우선 도입된 후 몇 달 안에 구형폰으로 서비스를 확대할 예정이다.
화웨이가 1·4분기 중국 시장 점유율 1위와 전 세계 시장 점유율 3위를 기록한 업체인 만큼 이번에 비트코인 앱 서비스 도입이 중국은 물론 전 세계 암호화폐 시장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SCMP는 “당국의 엄격한 규제에도 개인 간 암호화폐 거래에 관심이 높은 중국에서 이번 조치가 상당한 파장을 일으킬 것”이라고 진단했다. 공개된 대형거래소를 통한 비트코인 거래는 차단돼 있지만 개인 간 비트코인 주고받기와 모바일 지불 거래에 활용하는 길이 열린 것이다.
화웨이의 비트코인 지갑 앱 서비스 개시가 암호화폐 거래 통제에 대한 중국 당국의 시각 변화를 반영하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하지만 디지털화폐 발행과 금융 관련 블록체인 서비스에 큰 관심을 보이는 중국 금융당국의 속내를 반영한 것이라는 주장도 나와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실제 화웨이는 최근 블록체인 백서를 발표하고 금융과 데이터·사물인터넷(IoT) 분야 등에 블록체인 기술 개발에 적극 나서겠다고 선언했다. /베이징=홍병문특파원 hbm@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