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생활

[라이벌-신들의 전쟁] ② 코카vs펩시, 100년간 이어온 콜라전쟁

치료약으로 시작, 둘도없는 맞수로 성장

콜라 시장선 코가콜라가 판매량 압도적

식품기업 변신한 펩시 전체 매출선 앞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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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서히 무더위가 다가옵니다. 올해는 또 얼마나 더울지 벌써 걱정이네요. 에어컨과 선풍기로 중무장했지만 목마름까지 날려버리기엔 역부족입니다. 시원한 냉수도 ‘아아(아이스아메리카노)’도 좋지만 뭐니뭐니해도 여름엔 ‘얼콜(얼음콜라)’이죠. 얼음 가득한 컵 속에 콜라를 따르면 ‘쏴아~’ 하고 퍼지는 청량한 소리에 나도 모르게 침을 꿀꺽, 벌컥벌컥 들이키고 나면 스물스물… 그다음은 여러분 상상에 맡길게요. 탄산이 몸에 나쁘단 이야기가 많아 요샌 좀 멀리하지만 그래도 자주 생각납니다. 특히 치킨·피자·햄버거의 영원한 파트너죠. 지금 당신의 손에 콜라가 들려있다면 어떤 브랜드인가요? 코카 아니면 펩시(815나 콤비라면 개취 존중) 100년 넘게 이어온 콜라전쟁의 서막을 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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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86년 약제사였던 존 펨버튼 박사는 코카잎 추출물과 콜라나무 열매, 시럽 등을 혼합하여 두뇌강장제를 만듭니다. 펨버튼의 약국은 각종 조제약으로 명성을 얻었고 콜라 시럽을 이용한 소다수 음료수, 즉 지금의 코카콜라를 개발해 판매에 돌입합니다.

그로부터 12년 후인 1898년 캘러브 브래덤이 소화불량 치료약의 목적으로 펩시를 만들며 본격적인 콜라전쟁의 막이 오릅니다. 펩시가 출시될 당시 코카는 이미 연간 백만 갤런(약 378만ℓ) 이상을 판매할 정도로 큰 인기를 끌고 있었습니다. 펩시는 코카를 잡을 비책으로 저가정책을 펼치며 점차 매출을 늘려갑니다. 1차 세계대전 이전 펩시는 공장이 25개에 이를 정도로 성공가도를 달리지만 비싸게 사들인 사탕수수 가격이 급락하면서 부도 위기에 몰립니다. 펩시는 코카에 인수를 제안하지만 코카는 펩시를 외면합니다. 그것도 두 번이나. 펩시는 아픔을 추스르고 1931년 찰스 커스의 품에 안기게 됩니다. 커스는 공장을 증설하고 5센트짜리 12온스 병을 새로 발매해 큰 성공을 거뒀고 순수입을 11배나 증대시키며 코카의 뒤를 바짝 추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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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펩시의 강공에도 불구하고 코카는 2차 세계대전 발발 이후 참전 용사들에게 콜라를 독점 공급하며 1위 자리 굳히기에 들어갑니다. 병사들의 사기 진작을 위해 국가에서 부대 인근에 콜라 공장 설립을 허가해주며 코카는 전 세계적으로 명성을 얻게 됩니다. 코카콜라의 병따개를 기념품으로 소장하는 게 유행이 될 정도였고 이러한 인기를 바탕으로 펩시와의 점유율 격차를 3배 이상 벌리며 멀찌감치 앞서 나갑니다.


펩시는 코카를 따라잡기 위해 젊은 이미지를 강조,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시장 점유율을 조금씩 늘려갑니다. 이때부터 두 회사의 광고 전쟁이 시작되는데 펩시가 코카에게 도발적인 광고를 내보내면 코카는 점잖고 가볍게 응수하는 수준으로 대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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펩시콜라가 코카콜라의 탈을 쓴 이미지에 ‘무서운 할로윈’이라는 카피를 붙이면 코카콜라에서는 같은 이미지에 ‘누구나 영웅이 되길 원한다’고 카피만 바꾸어 광고를 게재했다.펩시콜라가 코카콜라의 탈을 쓴 이미지에 ‘무서운 할로윈’이라는 카피를 붙이면 코카콜라에서는 같은 이미지에 ‘누구나 영웅이 되길 원한다’고 카피만 바꾸어 광고를 게재했다.


최근 코카와 펩시는 새 라운드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지난달 발표한 코카와 펩시의 1분기 실적이 월가의 예상을 웃돌았는데 특히 펩시는 립톤, 퓨어 리프, 라이프워터, 케비타 콤부차, 프로바이오틱 생수 등 물과 차 음료의 선전으로 탄탄한 매출증대를 기록했고 코카도 다이어트 코크 브랜드에 진저, 라임, 피스티, 체리 등 4가지 새로운 맛을 첨가한 제품이 좋은 반응을 얻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CNN머니는 “非콜라 맛의 전쟁이 시작됐다”고 표현했습니다. 코카의 완승으로 끝나는듯했던 콜라 전쟁, 펩시가 탄산음료 중심에서 차 음료와 물, 주스, 스낵까지 범위를 넓힌 종합식품기업으로 변신하며 앞으로의 판세가 궁금해집니다.

전 세계적으로 하루 8억병이 팔리는 콜라시장.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코카를 방심하지 못하게 만드는 펩시. 펩시의 공격을 막아내며 더 크게 자라는 코카. 이 두 회사의 경쟁은 서로를 더 강하게 만든 원동력이었다 생각됩니다.


황원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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