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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필 50주년 콘서트 가보니]빗 속 4만5,000명 목놓아 "오빠" 외쳤다

'기도하는~' 첫 소절에 함성

'돌아와요 부산항에' 떼창 절정

"좋아해서 취미로 시작한 음악

팬있어 50년 왔다" 고마움 표시

12일 서울 잠실 올림픽주경기장에서 펼쳐진 조용필 데뷔 50주년 콘서트 ‘땡스 투 유’ 무대 위에 오른 조용필/사진제공=조용필 50주년 추진위원회12일 서울 잠실 올림픽주경기장에서 펼쳐진 조용필 데뷔 50주년 콘서트 ‘땡스 투 유’ 무대 위에 오른 조용필/사진제공=조용필 50주년 추진위원회



굵은 빗줄기도 가왕의 열정을 식히지 못했다. 흰색 우의를 입은 4만5,000여명의 관객은 목놓아 ‘오빠’를 외쳤다.

12일 오후 8시 서울 송파구 잠실올림픽주경기장에서 조용필 데뷔 50주년 콘서트 ‘땡스 투 유(Thanks to you)’가 막이 올랐다. 조용필(68)이 올림픽주경기장에서 여는 7번째 단독 콘서트였다.


가왕 역시 굵은 빗줄기가 야속한 듯했다. 그는 “계속 날씨가 좋다가 왜 하필 오늘 비가 오는지 모르겠다. 미치겠다. 저야 괜찮지만 팬 여러분 비를 맞게 해서 아쉽다”면서도 “공연을 앞두고 머리를 세우고 왔는데 다 가라앉게 생겼다”고 농을 쳤다. 이어 그는 “나는 비를 몰고 다닌다”라고 장난스럽게 말해 좌중을 폭소케 했다.

그는 2003년, 2005년 공연 때도 비를 피해가진 못했었다.

12일 서울 잠실 올림픽주경기장에서 펼쳐진 조용필 데뷔 50주년 콘서트 ‘땡스 투 유’ 무대 위에 오른 조용필/사진제공=조용필 50주년 추진위원회12일 서울 잠실 올림픽주경기장에서 펼쳐진 조용필 데뷔 50주년 콘서트 ‘땡스 투 유’ 무대 위에 오른 조용필/사진제공=조용필 50주년 추진위원회


50년이 지나도 가왕의 힘은 전혀 떨어지지 않았다. 흔히 마지막 곡으로 선곡하던 ‘여행을 떠나요’로 무대를 예열한 그는 ‘못찾겠다 꾀꼬리’ 무대에서 ‘무빙 스테이지’를 타고 뒤편의 객석으로 나아갔다. 많은 관객들이 그의 모습을 조금이라도 더 가까이 보기 위해 달려나갔다. ‘기도하는’이라는 첫 소절이 나오자마자 ‘꺅’이라는 함성이 튀어나와 다음 가사를 부르지 못하는 것으로 유명한 ‘비련’은 36년이 지난 오늘도 ‘꺅’이 ‘오빠’로 바뀌었을 뿐 그대로였다.


그는 올해 건강이 좋지 못했다. 지난 4월 평양에서 열린 ‘봄이 온다’ 공연을 앞두고 몸무게가 5㎏나 빠졌다고. 하지만 빗줄기처럼 건강도 가왕의 열정을 꺾지 못했다. 록부터 발라드, 민요까지 장르를 가리지 않는 그의 열창은 먹구름 아래서도 빛났다. 많은 관객들이 공연 중간중간 ‘비가 좀 그친 것 같은데’라며 우비를 벗으려 할 정도였다. 비가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뜨거웠기 때문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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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서울 잠실 올림픽주경기장에서 펼쳐진 조용필 데뷔 50주년 콘서트 ‘땡스 투 유’ 무대 위에 오른 조용필/사진제공=조용필 50주년 추진위원회12일 서울 잠실 올림픽주경기장에서 펼쳐진 조용필 데뷔 50주년 콘서트 ‘땡스 투 유’ 무대 위에 오른 조용필/사진제공=조용필 50주년 추진위원회


절정은 히트곡들을 통기타로 조금씩 선보일 때였다. 그는 “자신의 노래를 전부 다 부르려면 3일도 부족하다”며 ‘서울서울서울’의 하이라이트 부분만을 짧게 들려줬다. 이어 히트곡 ‘허공’ 역시 조금만 들려주고 끊으려고 하자 객석에서 ‘떼창’이 나왔다. 모든 관객들이 허공의 뒷부분을 따라부르기 시작한 것이다. 조용필도 어쩔 수 없다는 듯 다시 노래를 이어 부른 뒤 웃으며 “앞부분의 반토막만 하려고 했는데 자꾸 떼창이 나오니 끝부분을 불러야겠다”고 화답했다. ‘이젠 그랬으면 좋겠네’에 이어 그를 전국구 스타로 만들어준 노래 ‘돌아와요 부산항에’를 부를 때가 절정이었다. 4만 5,000명 관객의 열기는 올림픽주경기장을 오륙도와 동백섬으로 바꿔놓았다.

12일 서울 잠실 올림픽주경기장에서 펼쳐진 조용필 데뷔 50주년 콘서트 ‘땡스 투 유’ 무대 위에 오른 조용필/사진제공=조용필 50주년 추진위원회12일 서울 잠실 올림픽주경기장에서 펼쳐진 조용필 데뷔 50주년 콘서트 ‘땡스 투 유’ 무대 위에 오른 조용필/사진제공=조용필 50주년 추진위원회


조용필은 원조 오빠답게 노련한 팬 조련 솜씨를 보였다. 몇몇 팬들이 ‘용필 오빠’를 외치자 장난스럽게 “왜 자꾸 불러”라고 화답하기도 하고, ‘무빙 스테이지’에 선 그는 악수를 요청하는 팬들에게 “안 당길 거지”라 묻기도 했다. 팬이 약속을 어기고 손을 내민 그를 객석으로 잡아당기자 “이럴 줄 알았어. 꼭 이렇다니까”라고 장난스럽게 말했다. 그는 이어 팬들에게 “음악이 좋아서 취미로 시작한 게 평생을 하게 됐다. 여러분이 있어서 50년까지 온 것 같다”고 고마움을 밝혔다

마지막 곡 ‘슬픈 베아트리체’ 이후에도 ‘꿈’, ‘친구여’, ‘바운스’를 부르며 두 차례 앙코르를 선사했다. 객석에는 중학교 동창 안성기를 비롯해 함께 평양공연을 다녀온 이선희, 윤도현과 후배 가수 이승기가 함께했다. 조용필은 이날 공연을 시작으로 19일 대구 월드컵경기장, 6월2일 광주 월드컵경기장, 9일 의정부 종합경기장 순으로 50주년 투어를 이어간다.


12일 서울 잠실 올림픽주경기장에서 펼쳐진 조용필 데뷔 50주년 콘서트 ‘땡스 투 유’ 무대 위에 오른 조용필/사진제공=조용필 50주년 추진위원회12일 서울 잠실 올림픽주경기장에서 펼쳐진 조용필 데뷔 50주년 콘서트 ‘땡스 투 유’ 무대 위에 오른 조용필/사진제공=조용필 50주년 추진위원회


우영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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