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내일 스승의 날…추락하는 교권] 교사가 학생 때리면 ‘학교폭력’, 학생이 교사 때리면 ‘교육방해’

현행 학교폭력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은 ‘학교폭력’을 ‘학교 내외에서 학생을 대상으로 발생한 폭력, 감금, 협박, 명예훼손, 강제적인 심부름’ 등으로 규정하고 있다. 법이 학교폭력을 학생에 대한 폭력으로 한정하고 있는 탓에 교사가 학생을 때리거나 모욕하면 학교폭력이 되지만 거꾸로 학생이 교사를 대상으로 같은 행위를 하면 학교폭력이 아닌 것이 된다.

예를 들어 학생이 여교사의 신체를 몰래 찍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유포했다고 치자. 현행법 아래 이 같은 행위는 학교폭력예방법상의 학교폭력에 해당하지 않기 때문에 교원지위향상을 위한 특별법상의 교육활동 침해 행위에 대한 조치로 대처할 수밖에 없다.


문제는 교원지위법이 학교폭력예방법만큼 촘촘하지 못하다는 데 있다. 일례로 학교폭력예방법은 학교폭력에 대한 징계 유형으로 학급교체·전학을 적시하고 있지만 교원지위법은 교사에 대한 폭행·성추행 등의 교권 침해 행위를 한 가해 학생의 전학이나 학급교체를 허용하지 않는다. 이 때문에 현장에서는 피해 교사가 오히려 다른 학교로 옮겨야 하는 등의 불합리한 상황도 발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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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밖에 아동복지법 등의 개정 필요성도 거론된다. 이 법에 따르면 교사가 자신을 성추행한 학생을 때리더라도 벌금형을 선고받으면 교단을 떠나야만 한다.

이종근 동아대 법학전문대학원 원장은 “현행 교육 관련 법령은 교사의 교육활동 중 발생하는 폭행·협박·명예훼손·모욕 등에 대응하는 제도적 장치가 미흡하다”며 “교사의 사기 저하는 물론 학생의 학습권 침해도 심각하게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어 “아동복지법·학교폭력예방법·교원지위법 등을 조속히 개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임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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