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서경스타 DB앞서 스티븐연은 지난 11일 영화 ‘메이헴’을 연출한 조 린치 감독이 인스타그램에 욱일기 디자인의 셔츠를 입은 소년의 사진에 ‘좋아요’를 누르면서 일부 국내 팬들로부터 뭇매를 맞았다.
스티븐연은 13일 자신의 SNS에 “최근에 제가 제대로 생각하지 못하고 지인의 인스타그램에 올라온 어린 시절 사진에 ‘좋아요’를 눌렀다”는 글을 게재했다.
그는 이어 “저의 무지함으로 사람들에게 상처를 준 것에 대해 정말 죄송하게 생각한다. 저의 실수, 특히 어떤 방식으로든 가볍게 다루어서는 안되는 역사의 상징에 대한 부주의가 얼마나 사람들에게 깊게 영향을 미치는지 배우게 됐다”고 재차 사과했다.
그는 “한국계 미국인의 정체성을 가진 사람으로서, 이 문제를 제대로 이해하려고 노력했어야 함에도 그러지 못한 점 다시 한번 사과드린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스티븐연은 “최근 제 동료의 어린 시절 사진과 관련, 사진 속 상징적 이미지를 제대로 확인하지 못한 채 실수를 만들었습니다. 저의 부주의함으로 인해 상처 입으신 분들에게 사과드립니다. 저 역시 한국 역사의 참담했던 순간과 관련된 모든 메시지, 이미지를 절대 가볍게 여기지 않고 있습니다. 인터넷 상에서의 실수가 저의 모든 생각과 신념을 단정 짓는 것에 큰 슬픔을 느낍니다”라며 사과했다.
‘한국 홍보 전문가’ 서경덕 교수는 스티븐연의 실수에 일침을 가하기도 했다. 서 교수는 13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지난 10여년간 ‘전 세계 욱일기 퇴치 캠페인’을 펼쳐온 저로서는 이번 (스티브연의)영어 사과문은 그야말로 변명으로 밖에 들리지 않는다”고 스티븐연을 비판했다.
서경덕은 “한국어로는 자신의 실수를 인정했지만, 영어로 된 사과문에서는 ‘이번 일은 문화의 단면을 보여준다. (스마트폰에서) 넘기기 한 번, 실수로 ’좋아요‘를 누른 것, 생각 없이 스크롤을 움직인 것으로 사람을 판단한다. 인터넷 상의 세상은 굉장히 취약하다. 우리를 표출하는데 이런 플랫폼을 쓰고 있다는 것이 슬프다’고 했는데 이 같은 글은 자칫 ‘인터넷 상에서의 실수 한 번으로 사람을 재단한다’는 것으로 해석된다는 것입니다”라고 지적했다.
“이런 글을 올렸다는 것은 아직 제대로 된 반성을 하고 있지 않다는 뜻입니다”라고 지적한 서경덕은 “자신도 정말 실수였다고, 이번 계기로 욱일기에 대한 뜻을 정확히 알았다고, 다시는 이런 실수를 하지 않겠다는 영어 사과문을 진심으로 올렸다면 이렇게까지 네티즌들에게 뭇매를 맞지는 않았을 것입니다”라고 전했다.
논란이 거세지자 스티븐연은 자신의 1차 사과글을 모두 삭제했다. 비판의 목소리 때문인지 스티븐연은 두 번째 사과문에서는 디테일한 사과의 뜻을 담았다.
하지만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스티븐연은 2012년에도 ‘욱일기’ 논란을 겪은 바 있기 때문. 당시 드라마 ‘워킹데드’에서 전범기를 연상시키는 디자인의 벨트를 착용해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한편, 스티브연은 최근 이창동 감독 8년만의 신작 영화 ‘버닝’에 유아인, 신예 전종서와 함께 출연했다.
/서경스타 김주원 기자 sestar@sedaily.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