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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글랜드, 러 월드컵 최종엔트리 발표…젊은피로 채운 40대 감독 "끝까지 간다"

'축구 종가' 명예·EPL 인기에도

월드컵 성적은 번번이 기대 이하

개인 기량 뛰어나도 '원팀' 못돼

사우스게이트, 영건으로 새판 짜

아널드·치크 등 앞세워 챔프 도전

잉글랜드 대표팀의 해결사 역할을 해줘야 할 토트넘의 해리 케인은 올 시즌 EPL에서 30골로 득점 2위에 올랐다. 영국선수가 EPL 한 시즌 30골을 넣은 것은 케빈 필립스 이후 18년 만이다.  /사진출처=잉글랜드축구협회잉글랜드 대표팀의 해결사 역할을 해줘야 할 토트넘의 해리 케인은 올 시즌 EPL에서 30골로 득점 2위에 올랐다. 영국선수가 EPL 한 시즌 30골을 넣은 것은 케빈 필립스 이후 18년 만이다. /사진출처=잉글랜드축구협회



‘축구 종가’라는 명예로운 이름의 잉글랜드 축구대표팀은 세계 최고 인기 리그인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가 젖줄이다. 그런데 월드컵 때마다 성적은 기대에 못 미친다. 막상 부딪쳐보니 세계적 강호들과 차이가 컸거나 투혼이 부족하다는 비판을 받아야 했고 때로 불운에 발목 잡히는 경우도 있었다. 잉글랜드의 월드컵 우승은 자국에서 열렸던 지난 1966년 대회가 유일하다. 이후로는 결승에 한 번도 올라가지 못했다. 1990년에 4강을 밟았으나 스티븐 제라드, 프랭크 램퍼드, 웨인 루니가 나선 직전의 2014년 브라질 대회에서는 조별리그에서 탈락했다. 잉글랜드라는 이름값 때문에 매번 팬들의 기대를 자극하는 영원한 우승후보지만 동시에 요란한 빈 수레이기도 한 이상한 팀인 셈이다.

17일(이하 한국시간) 2018러시아월드컵에 나갈 23명 최종 엔트리가 발표되자 이번에도 축구 팬들의 반응은 뜨겁다. 1차 목표가 12년 만의 8강 진출이라는 잉글랜드는 이번에야말로 팬들의 눈높이에 맞는 성적표를 받아들 수 있을까.


이번 대표팀은 일단 파릇파릇하다. 23명 평균나이가 26세. 잉글랜드 대표팀 사상 세 번째 최연소의 월드컵 스쿼드다. 1958년·2006년 월드컵 다음으로 젊은데 두 대회에서는 각각 조별리그 탈락, 8강 진출의 성적을 남겼다.

트렌트 알렉산더 아널드(오른쪽) /EPA연합뉴스트렌트 알렉산더 아널드(오른쪽) /EPA연합뉴스


젊은 피를 선호하는 40대의 개러스 사우스게이트(48) 감독은 유럽예선 8승2무의 성적을 자신감으로 최종 엔트리 키워드도 ‘영건’으로 잡았다. 리버풀 라이트백 트렌트 알렉산더 아널드는 스무 살이다. 올 시즌 리버풀 돌풍에 단단히 한몫하면서 월드컵 무대에까지 부름을 받았다. 첼시에서 크리스털 팰리스로 임대돼 인상적인 활약을 펼친 미드필더 루벤 로프터스 치크는 22세다. 그는 지난해 11월 독일과의 평가전에서 경기 MVP에 뽑히기도 했다. 사우스게이트 감독은 부상으로 낙마한 알렉스 옥슬레이드 체임벌린(리버풀)의 역할을 치크가 대신해주기를 기대하고 있을 것이다. 최종 엔트리 23인의 A매치 출전 경험은 평균 19.5회에 불과하다. 58경기를 뛴 수비수 게리 케이힐(첼시)이 최다 경험자다. 패기가 강점이겠지만 경험 부족은 어쩔 수 없는 아킬레스건이다. 물론 전원이 프리미어리거라 큰 경기 경험은 이미 풍부하다고 볼 수도 있다. 사우스게이트 감독은 “경험과 포지션별 밸런스 면에서 꽤 훌륭한 스쿼드라고 믿고 있다”고 했다.

약관의 아널드만큼 눈길을 끄는 선수는 번리 골키퍼 닉 포프다. 프로 무대에 자리 잡기 전 우유 배달원이었던 그는 “새벽4시부터 배달을 다녔지만 충분한 돈을 만지지는 못했다”고 돌아봤다. 프로에 와서도 임대선수 신분으로 떠돌이생활을 해야 했던 그는 올 시즌 주전 골키퍼로 도약해 번리를 7위로 이끌더니 대표팀 내 경쟁에서도 살아남았다. 사우스게이트 감독은 내리막을 타는 A매치 75경기 경험의 조 하트(웨스트햄)를 뽑는 대신 포프의 인간 승리 스토리에 화려한 결말을 안겼다. 주전 골키퍼는 조던 픽퍼드(에버턴)일 가능성이 크지만 변수가 많은 월드컵에서는 후보 골키퍼의 역할도 무겁다.


스리백을 선호하는 감독 특성상 케이힐, 필 존스(맨체스터 유나이티드), 해리 맥과이어(레스터시티), 존 스톤스(맨체스터 시티) 중 3명이 주전 수비수로 중용될 확률이 높다. 주장 후보 해리 케인에 델리 알리(이상 토트넘), 제시 린가드(맨유), 라힘 스털링(맨시티) 등 올 시즌 한 단계 성숙한 젊은 공격진, 쓰임새 많은 대니 웰벡(아스널) 등이 흥겨운 골 세리머니를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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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조에 속한 잉글랜드는 오는 6월3일 나이지리아, 8일 코스타리카와의 평가전을 거쳐 러시아에 입성한다. 이어 19일 튀니지와의 1차전을 시작으로 파나마·벨기에전 순으로 본선 조별리그를 치른다.


◇잉글랜드 대표팀 월드컵 최종 엔트리(23명)

△GK=잭 버틀랜드(스토크시티) 조던 픽퍼드(에버턴) 닉 포프(번리)

△DF=카일 워커(맨체스터 시티) 키런 트리피어(토트넘) 트렌트 알렉산더 아널드(리버풀) 존 스톤스(맨시티) 개리 케이힐(첼시) 필 존스(맨체스터 유나이티드) 해리 맥과이어(레스터시티) 애슐리 영(맨유) 대니 로즈(토트넘)

△MF=에릭 다이어(토트넘) 파비안 델프(맨시티) 조던 헨더슨(리버풀) 루벤 로프터스-치크(크리스털 팰리스) 제시 린가드(맨유) 델레 알리(토트넘) 라힘 스털링(맨시티)

△FW=해리 케인(토트넘) 마커스 래시퍼드(맨유) 제이미 바디(레스터) 대니 웰벡(아스널)

양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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