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故) 구본무 LG(003550)그룹 회장을 수식하는 말은 ‘끈기와 결단, 그리고 온화의 리더십’이다.
구 회장은 연세대 재학 중 미국으로 유학해 애쉬랜드대학과 클리블랜드주립대 대학원에서 각각 경영학을 전공한 뒤 귀국, 1975년 ㈜럭키에 입사했다. 이후 럭키와 금성사의 기획조정실 등 주요 실무경험을 쌓은 뒤 1989년 그룹 부회장으로 승진하면서 본격적인 그룹 총수로서의 준비를 했다. 1995년 럭키에 입사한 지 20년 만에 회장으로 승진했다.
온화한 이미지로 알려진 구 회장은 공격적으로 회사를 경영하면서 LG를 전기·전자와 화학사업은 물론 통신, 디스플레이, 에너지, 바이오 등 신성장 사업 분야에 집중하면서 그룹을 키워나갔다. 1997년 자산 30조원, 재계 3위였던 LG그룹이 GS, LS, LIG, LF 등을 계열 분리하고도 사세가 줄지 않고 지난해 자산 120조원대로 여전히 국내 굴지의 대기업으로 남을 수 있었던 것도 오롯이 구 회장의 공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구 회장의 결단력은 1995년 럭키금성이라는 사명을 LG로 바꾼 일화에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럭키금성이 갖고 있던 대중성 때문에 주변의 반대가 심했지만 글로벌 기업으로 나가기 위해서는 외국에서도 쓸 수 있는 CI가 필요하다는 판단에 끝까지 밀어부쳤다. 그런 후 나온 기업 캠페인 ‘사랑해요 LG’는 이전의 럭키금성보다 더 많은 대중성을 확보했다. 아울러 그의 결단력은 LG디스플레이의 대형 올레드(OLED), LG화학(051910)의 2차전지 사업 등은 글로벌 1위 기업으로 만들어놨다. 아울러 국내 대기업 중 처음으로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한 것 역시 구 회장의 공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경영면에서는 결단력이 있는 오너였으며 결과가 나올 때까지 지켜봐 줄지를 아는 경영자였다”며 “자신의 뜻을 무리하게 관철시키려고 하기 보다는 부하 직원들의 말을 경청할 줄 아는 사람”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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