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무 LG(003550)그룹 회장이 별세와 LG그룹의 4세 경영 진입이란 변화에도 LG그룹주에 변동성을 확대시키진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구 회장의 건강 악화설이 꾸준히 제기됐지만 주가가 잠잠한데다가 4세 경영에 대한 예고도 시장이 충분히 받아들이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구광모 상무가 1조원에 달하는 상속세를 어떤 방식으로 풀지에 따라 계열사들의 주가에 영향을 미칠 것이란 분석이다 나온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8일 지주사 ㈜LG는 전일보다 1.27% 오른 7만9,800원을 에 거래를 끝냈다. 6거래일 만에 반등이었다. 계열사인 LG유플러스(032640)는 1.6%(200원) 오른 1만2,700원에 장을 마감했다. LG이노텍(011070)(1.18%), LG상사(001120)(1.05%) 등도 상승 마감했다. LG전자(066570) 주가는 전일과 동일한 9만8,000원에 마감했다. 반면 LG화학(051910)은 -0.43% 하락한 채 장을 마쳤다. LG디스플레이(034220)(-0.87%), LG생활건강(051900)(-0.08%), LG하우시스(108670)(-0.65%)등도 모두 소폭 하락 마감했다. 17일 LG그룹이 공시적으로 구 회장의 와병을 인정하고 같은 날 장남인 구광모 LG전자 정보디스플레이(ID)사업부 상무를 ㈜LG 등기임원으로 선임했지만 주가는 큰 변동이 없었다.
시장에서는 지난해부터 경영 일선에 구본준 LG부회장이 사실상 총수 역할을 대신하면서 준비를 해왔고 어느 그룹보다 먼저 지주회사체제를 안정시킨 상황에서 주가에 영향을 미칠 변화는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 4세 승계가 큰 어려움 없이 마무리될 것으로 전망되는 점 등도 긍정적이라는 평가다. 구 상무는 현재 3대 주주로 구 회장의 지분율을 물려받는다면 총 17.52%의 지분을 보유하게 돼 실질적인 그룹 경영권을 가질 수 있다. 증권사들은 올해 LG그룹 전체 계열사들의 실적이 60% 가량 증가할 것이란 전망을 내놓으며 우려되는 신성장사업도 공격적인 인수·합병(M&A)으로 돌파구를 찾을 것이란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구 상무가 지분인수에 따른 1조원에 달하는 상속세가 부담스럽다고 지적한다. 할증률과 상속규에에 따른 과세율을 적용하면 상속세는 9,000억원이 훌쩍 넘어간다. 계열사 판토스 등을 상장하는 방안도 거론되나, 일감몰아주기 규제로 쉽지 않은 상태다. 또한 검찰이 100억원대 양도세 탈루 의혹 등으로 LG그룹 본사를 압수수색했다는 것도 주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LG는 신사업에서 M&A 가능성을 열어둔 데다 계열사 실적도 호조를 보이는 만큼 구 회장 별세가 주가가 악영향을 미치지는 않아 보인다”며 “현재 주가는 M&A에 소극적 태도를 보인 데다 자회사 관리 등에 보수적 경영기조를 이어온 탓에 저평가돼있는 상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