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경스타 TV·방송

유아인, '애호박 논란'에 입 열다 "억측에 불복·사과하고 싶지 않아"

배우 유아인이 ‘애호박’과 ‘페미니스트’ 발언에 입을 열었다.

사진=BBC 인터뷰 영상사진=BBC 인터뷰 영상



유아인은 20일 BBC코리아가 공개한 인터뷰에서 ‘대중’ ‘논란’ ‘책임’을 주제로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유아인은 지난해 11월 한 네티즌이 SNS에 “유아인을 친구로 두면 힘들 것 같다. 냉장고 속 애호박을 보면 ‘나한테 혼자라는 건 뭘까’하고 ‘코 찡긋’할 것 같다”는 글을 남기자 “애호박으로 맞아봤음?(코 찡긋)”이라고 맞대응했다.

이후 해당 네티즌이 여성으로 밝혀지면서 대중들 사이에서는 ‘유아인이 여성을 상대로 폭력적인 발언을 했다’며 논란이 불거졌고, 유아인은 자신을 “페미니스트”라 지칭하며 장기간 네티즌들과 설전을 벌였다.

이에 유아인은 “일련의 사건들에 대해 처음으로 전해드려 조심스런 부분이 있지만 ‘대중’을 제 소비자로서만 생각하는 것이 아니고 함께 아주 의미있는 호흡을 주고 받을 수 있는 이 사회의 어떤 동반자로 생각한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배우로서 어느 정도 커리어를 쌓았고 가만히 있으면 아무 문제없이 내 밥그릇이 지켜지는 세상인데 보다 저를 실험적으로 가져가면서, 저를 대중들에게 이 세상에 조금 더 적극적으로 던지면서 그 순간 순간 새로운 호흡을 만들고 보다 더 큰 용기를 얻고 적극성을 띄는 과정을 밟아온 것 같다”고 말했다.


또한 “나조차도 회의가 들 때가 많다. 왜 이 피곤을 내가 스스로 감수해야 하는 것인가. 누가 알아주기 때문인 것인가. 몰라주면 어때서”라며 “그냥 이 다름을 보는 것만으로도 이 세상이 훨씬 풍요로워지는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도 하게 된다”고 털어놨다.

관련기사



그러면서 “다들 조심스러워하는, 하지만 아주 중요한 담론들이 오가고 저의 행위 자체가 어떠한 사회적 담론을 불러왔다고 생각하고 생각의 환기를 불러왔다고 생각한다”며 “지금 저의 역할은 배우로서 혹운 한 명의 아티스트로서 수행하고 있는 것이기 때문에 너무 구체적인 설명들보다는 나는 저마다 다 감상을 가지고 있으리라 생각한다”고 전했다.

지난해 ‘애호박’ 발언부터 ‘나는 페미니스트다’라는 글을 쓴 것에 대해 본격적인 질문을 하자 유아인은 “사실 문제에 대한 인식은 하고 있었다. 대상이 남성인지 여성인지도 몰랐고 어떤 재미있는 농담을 걸었던 건데 그게 ‘때려볼래’ ‘애호박으로 여자를 때린다고?’ ‘여성비하’로까지 일이 번져나가는 것을 보면서 일방적으로 어떤 사건을 억측으로, 오해로, 자신의 무기로 사용하는 어떤 진영의 사람들에게 나는 굳이 불복하거나 사과하고 싶진 않다”며 지금도 마찬가지라는 입장을 밝혔다.

페미니즘은 매우 중요한 인권운동이고 나는 인권이야말로 이 시대에 우리가 환기해야 될 중요한 부분들이라 여긴다는 유아인은 “그래서 이 시대가 또 그런 부분들에 열광하고 과열되기도 한다 생각한다. 인권에 대해서는 사실 과열이라는 게 없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게 너무 진영논리로 빠지고 폭력적인 운동으로 번져나갔다”고 짚었다.

당시 “나는 페미니즘이다”고 전한 이유로 그는 “나 역시도 엄마가 있는 사람이고 엄마가 부당한 처우를 당하고 불합리한 상황에 놓이고 차별적인 상황에서 살아가시는 모습을 바라봤었고 나는 막내 아들로서 장남으로서 부당한 차별적인 사랑을 감당하면서 살았다고 말씀드린 것 같은데, 그래서 어떻게 페미니스트가 아닐 수 있겠어요 라고 말씀드렸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유아인은 “‘남성은 여성을 차별하는 존재’ ‘여성은 피해자’의 구도가 아니라 우리는 어쨌든 이 사회에서 공존하며 살아야 하는데 그 방법이 무엇이 있을까를 이제 조금씩 서로 얘기하고 다양한 여론을 통해서 생각을 조금씩 맞춰가고 있고 보다 좀 더 평화롭게 자연스럽게 일어나는 세상이 만들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많이 떠들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책임’이라는 키워드에 대해 “사실 배우나 연예인들이 공인은 아니다. 의무 같은 책임은 없기 때문에 스스로 어떤 역할을 이 사회에서 할 것인가를 선택하는 게 중요한 것 같다. 책임이 뒤따르는 일이라는 일이라면 당연히 참여다. 자신의 체험과 성취를 개인에서 멈추는 게 아니라 다시 이 사회로 전환시키느냐 전이하느냐가 굉장히 중요한 부분이라 생각한다. 그게 예술가의 몫이라 생각한다”고 전했다.

/서경스타 한해선기자 sestar@sedaily.com

한해선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