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3.8조 추경 45일만에 통과]中企 신입 年 970만원 더 받지만..."3년짜리 미봉책" 우려 여전

산단 교통비 월 5만원으로 줄고

희망근로·새만금 투자유치 등

위기지역 지원 예산은 증액

국회 공전으로 닷새만에 심사

"실행과정서 철저한 관리 필요"




중소기업 취업 청년에게 정부가 연간 1,000만원가량을 지원하는 내용을 뼈대로 하는 3조8,000억원 규모 청년일자리·지역 추가경정예산안이 제출 45일 만에 국회를 통과했다. 정부가 ‘급한 불(청년실업 대란)은 꺼야 한다’며 내놓은 추경안을 두고 ‘3~4년짜리 미봉책’ ‘근본대책이 아니다’ 등 비판이 거셌지만 국회 공전으로 고작 닷새 만에 심사가 끝나면서 정책 효율성에 대한 우려가 여전하다.

국회는 21일 본회의를 열고 3조8,317억원 규모의 추경안을 의결했다. 정부가 지난달 6일 국회에 추경안을 제출한 지 45일 만이다. 정부는 최초 3조8,535억원 규모로 추경을 편성했지만 국회 심사 과정에서 3,985억원이 깎이고 3,766억원이 늘어 계획 대비 219억원 감소했다.


국회 심사 과정에서 가장 논란이 컸던 산업단지 중소기업 청년 교통비 지원사업은 애초 정부안(976억원)이 반 토막 나며 488억원 삭감됐다. 교통이 불편한 산단 근무 청년 10만명에게 1인당 월 10만원씩 지급하려던 계획은 5만원으로 줄었다. 지급 기간도 청년 일자리 대책을 발표한 지난 3월14일부터 소급 적용(연말까지 9.5개월치)하려던 게 하반기 6개월치로 축소됐다. 정부는 중소기업 취업 청년에게 당초 △소득세 감면(45만원) △청년내일채움공제(800만원) △주거비 지원(70만원) △교통비 지원(120만원) 등 연간 1,035만원을 지원할 방침이었지만 추경안 국회 심사와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 확정 과정에서 교통비는 연 60만원 수준으로 깎였다. 소득세 감면율도 100%에서 90%로 조정돼 실질 지원액은 970만원 안팎으로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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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감액 사업들도 주로 청년 일자리 대책이었다. 대학이 보유한 기술을 민간에 이전해 공공기술 활용률을 높이고 이공계 일자리를 창출하는 청년 기술이전 전담조직(TLO) 사업 예산은 410억원, 고교취업 연계 장려금 지원사업 예산은 240억원이 각각 삭감됐다. 연구개발 성과 기업이전 촉진(475억원), 전기자동차 보급 및 충전 인프라 구축(238억원), 산업은행 출자 혁신모험펀드(300억원), 중소기업 모태조합 출자(500억원) 등도 감액됐다.

증액 사업 상당수는 조선·자동차산업 구조조정으로 고용위기를 겪고 있는 지역에 집중됐다. 희망근로 지원(121억원)과 지역투자 촉진(37억원), 새만금 투자유치 지원(272억원), 자동차 부품기업 위기극복 지원(213억원), 위기대응지역 기업비즈니스센터 운영(32억원) 등은 예산이 계획보다 늘거나 새로 추가됐다.

정부 추경안의 핵심은 재정을 풀어서라도 청년을 일단 중소기업에 보내 앞으로 3~4년간 청년실업 대란을 막는다는 데 있다. 이 때문에 정부 지원이 끝난 뒤 청년들이 다시 중소기업을 떠날 것이라는 우려 등 비판이 쏟아졌다. 그럼에도 추경안 심사가 단 5일(16~20일)에 그쳐 ‘졸속·부실’ 심사 우려도 여전하다. 국회 예산정책처의 한 관계자는 “계획이 구체적이지 않거나 집행률이 떨어지는 사업이 추경안에 다수 포함됐다”며 “실행 과정에서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세종=임진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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