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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 함무라비’ 첫방] 고아라X김명수X성동일, 이게 바로 ‘현실 판사’

고아라와 김명수, 성동일이 현실적인 법정을 그려냈다.

21일 방송된 JTBC 새 월화드라마 ‘미스 함무라비’(극본 문유석, 연출 곽정환) 첫 회에서는 임바른(김명수 분)과 박차오름(고아라 분)이 민사 44부에서 재회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사진=JTBC/사진=JTBC



이날 임바른은 출근길 지하철에서 박차오름과의 추억을 떠올렸다. 과거 학생 시절, 둘은 서로에게 관심이 있었던 것. 이때 현실에도 박차오름이 등장했다. 그는 다리를 벌리고 앉아 있는 남자와 시끄럽게 통화하는 여자에 일침을 가하며 퇴치했다.

박차오름은 지하철 성추행범에게도 사이다로 대응했다. “아까부터 이 여학생이 자기 엉덩이를 아저씨 손에 비볐다”며 “혹시 몰라 동영상도 찍었다”고 말했다. 이어 성추행범의 중요 부위를 가격한 뒤 경찰에 넘겼다. 임바른은 목격자 진술이 필요하면 연락 달라며 박차오름을 도왔다.

박차오름은 그제야 임바른을 기억했다. 임바른도 박차오름을 아는 척했고, 학생 시절 인연이 있던 두 사람은 12년 만에 판사가 돼서 재회했다. 박차오름이 사이다 성격이었다면 임바른은 왕싸가지로 유명했다. 두 사람은 민사 제44부에서 만나 인연을 이어가게 됐다.

판사들의 삶은 숨 돌릴 틈도 없이 돌아갔다. 선임인 임바른은 박차오름에게 “저글링이다”라고 설명했다. 박차오름을 데리고 법원 투어를 다니던 임바른은 “인간의 고운 겉모습이 아니라 흉측한 오장육부를 들여다본다. 마음의 준비를 해둬라”라고 가르쳤다.

민사 44부의 부장판사 한세상(성동일 분)은 앞서 성추행범 퇴치 동영상으로 유명해진 박차오름에게 “출근 첫 날부터 사고를 쳐”라고 혼냈다. 이어 “짧은 치마를 입은 여학생도 문제다”라고 박차오름을 혼내면서도 아내에게는 극존칭을 사용해 웃음을 자아냈다.

임바른은 “부장님 말씀 너무 신경 쓸 건 없다. 그래도 알아둘 건 있다. 이 조직, 튀는 사람이 버티기 쉽지 않다. 의도가 좋든 나쁘든 물의를 일으키면 보호해주지 않는다”고 조언을 줬다. 박차오름은 “그보다는 나은 조직인 줄 알았는데”라며 의미심장한 표정을 지었다.

임바른은 법원 앞에서 한 할머니와 마주쳤다. 그는 판결문을 봐달라는 소리에 “판결에 불만이 있으면 항소를 해야지 여기서 이러면 안 된다”고 말했다. 할머니는 임바른의 멱살을 잡고 뺨을 때렸다. 임바른은 “민사 44부 첫 날, 마지막까지 스펙터클하구나”라고 생각했다.


임바른의 환경은 좋지 않았다. 집주인은 전세금을 올려달라고 했고, 아버지는 빚을 더 늘이기만 한 것. 그는 앞서 변호사 제의를 받았지만 다단계 사기범을 변호하는 모습에 “취향에 맞지 않는다”며 이를 거절했던 것을 떠올리며 “취향 좋아하시네. 배부른 소리”라고 자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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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튿날, 박차오름은 미니스커트를 입고 등장했다. 한세상은 “이게 뭐하는 짓이냐”고 옷차림을 지적했다. 박차오름은 “부장님이 너무 싫어하시는 것 같으니까 얼른 조신한 옷으로 갈아입고 오겠다며”며 니캅(이슬람교도 여성들이 착용하는 복장)으로 갈아입었다. 이에 한세상은 “완전히 돌았네”라며 백기를 들었다.

임바른과 박차오름에게는 생각의 차이가 있었다. 법원 앞에서 1인 시위를 하는 할머니를 보고 박차오름은 “유족 입장도 생각해야 한다”고 했으나 박차오름은 “규칙대로 싸워서 진 거다”라며 원리원칙을 내세웠다. 퇴근 길, 박차오름은 임바른과 달리 할머니의 사연을 듣고 손을 잡으며 같이 눈물 흘렸다.

/사진=JTBC/사진=JTBC


‘미스 함무라비’는 이상주의 열혈 초임 판사, 원리원칙이 최우선인 초엘리트 판사, 현실주의 부장 판사까지 달라도 너무 다른 세 명의 재판부가 펼치는 생활밀착형 법정 드라마.

현직 판사 문유석이 직접 극본을 쓴 작품으로 화제를 모은 ‘미스 함무라비’는 첫 방송부터 법원의 현실을 디테일하게 담아내며 몰입을 높였다. 실제 판사의 시각에서 법원을 그린만큼 각기 다른 판사들은 개성 넘치면서도 설득력 있게 표현됐다.

비록 세상을 뒤집을 정도로 규모가 큰 사건은 없었지만, 우리 주위에서 볼 수 있는 소재들이 흥미를 더했다. 여성의 복장과 성추행에 대한 인식, 의료 사고로 1인 시위를 하는 유족 등에 현실적 사건에 대해 올바르면서도 따뜻한 시선이 담겼다.

고아라와 김명수는 사회초년생에 완벽 이입했다. 고아라는 조직의 문화와 부딪히며 생긴 갈등을, 김명수는 떠안은 빚에 대한 고민을 현실적으로 연기했다. 두 사람은 판사에 대한 서로 다른 시각을 대화와 행동으로 표현하며 묘한 케미를 만들어냈다.

성동일은 부장판사로서 중심을 잡았다. 경력 오래된 판사로서 두 젊은 판사를 가르치는 데서 때로는 부당한 현실을 대변하기도 했지만, 고아라와 김명수가 성장하는데 누구보다 큰 도움을 줄 것임을 예고하며 기대감을 높였다.

한편 ‘미스 함무라비’는 매주 월, 화 오후 11시에 방송된다.

/서경스타 양지연기자 sestar@sedaily.com

양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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