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바이오

홍승재 경희大병원 류마티스내과 교수"강직성 척추염 불치병 아냐…조기진단·약물로 극복 가능"

10~40대 남성들에 주로 발병

진단 어려워 자칫 디스크 오진

치료 빨리 시작하면 증상 완화





홍승재 경희대병원 류마티스내과 교수가 최근 젊은 남성을 중심으로 환자가 늘고 있는 ‘강직성 척추염’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김경미기자홍승재 경희대병원 류마티스내과 교수가 최근 젊은 남성을 중심으로 환자가 늘고 있는 ‘강직성 척추염’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김경미기자


“척추가 굳고 뼈가 변형되는 강직성 척추염은 과거 시간이 지날수록 악화하기만 하는 불치병으로 여겨졌지만 지금은 다릅니다. 조기 진단으로 병을 빨리 발견하고 약물치료를 이어간다면 충분히 건강한 삶을 누릴 수 있습니다.”

지난 18일부터 이틀간 열린 대한류마티스학회에서 만난 홍승재(사진) 경희대학교병원 류마티스내과 교수는 최근 젊은 남성을 중심으로 환자가 늘고 있는 강직성 척추염의 치료를 위해 ‘조기 진단’과 ‘꾸준한 치료’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강직성 척추염은 척추에 염증이 발생하고 척추 마디가 점차 대나무처럼 굳어버리는 질환이다. 국내에서는 0.1% 수준으로 적은 환자만이 발병하고 있지만 2012년 3만여명이었던 환자 수가 현재 4만4,000여명까지 늘어나는 등 우려가 커지는 질환이기도 하다. 10~40대 젊은 남성들에게 주로 발병하는데 진단이 어려워 자칫 평범한 허리디스크로 오진되는 경우도 많다. 홍 교수는 “환자 자신도 본인의 신체 증상과 병의 특징을 잘 파악해 위험이 있을 시 조기 진단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예컨대 홍 교수는 강직성 척추염과 디스크를 구분하기 위한 특징으로 이른바 ‘새벽 요통’이라 불리는 특징적 증상을 들었다. 그는 “강직성 척추염이 발병하면 가만히 있으면 아프고 운동을 하면 괜찮아지는 ‘염증성 요통’이 발병하는데 주로 새벽 두시 혹은 네시에 너무 아파서 잠을 깨는 일이 빈번해진다”며 “몸이 뻣뻣하게 굳은 느낌으로 깨어났다가 조금씩 움직이면 괜찮아지는 새벽 요통 증상이 나타난다면 반드시 전문의를 만나봐야 한다”고 권유했다. 홍 교수는 “디스크는 반대로 움직이면 아프고 쉴 때 좋아진다는 점에서 구분된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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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단 방법이나 절차 등에 대해서도 알아두면 좋다. 강직성 척추염 발병 여부를 빠르게 확인하기 위해서는 엑스레이 대신 초기 염증 여부도 확인 가능한 ‘자기공명영상(MRI)’을 촬영하거나 HLA-B27 유전자가 있는지를 확인하는 검사 등이 병행된다. 홍 교수는 “젊은 친구들이 허리가 아프다고 하면 주로 디스크가 의심돼 엑스레이를 찍게 되는데 발병 초기에는 염증 정도가 약해 엑스레이 영상이 아주 깨끗하게 나오고는 한다”며 “발병 4~5년이 지나고서야 엑스레이 이상이 발견되고 진단이 되는데 이때는 이미 병이 어느 정도 진행된 후”라고 안타까워했다.

진단이 이뤄졌다면 다음으로 중요한 것은 꾸준한 치료다. 홍 교수는 강직성 척추염의 치료가 염증 발현을 억제하는 생물학적 제제의 등장 이후 새로운 전기를 맞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과거 강직성 척추염은 결국 척추 변형 등의 장애로 이어진다는 인식이 많았지만 생물학적 제제를 쓸 경우 건강하게 일상을 사는 일이 가능해졌다”고 말했다. 특히 최근에 나온 치료제들은 약효가 높고 투약 방법도 다양해지고 있다. 예컨대 ‘심퍼니’의 경우 16주차 반응성이 73%로 60% 수준이던 기존 치료제 대비 약효가 우수한 것은 물론 완전강직이 진행된 환자에게도 일부 효과를 보였다. 그는 “유전공학의 발전으로 100% 인간 항체를 쓰는 약들도 등장했는데 이 경우 면역원성(면역반응을 유도하는 항원의 능력)이 낮아 부작용이 적고 약효가 장기적으로 유지되는 장점이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이 같은 치료 효과는 정확한 투약이 꾸준히 이뤄졌을 때만 얻을 수 있다. 홍 교수는 강직성 척추염 등의 면역질환은 면역성이 안정될 때까지 계속 치료해야지 중단하면 언제든 재발해 악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자신이 맞을 약의 효과와 부작용·투약법 등을 신중히 고를 필요가 있다는 의미다. 홍 교수는 “환자는 약물 종류는 물론 스스로 주사하는 ‘자가 주사(SC)’와 병원에서 맞는 정맥주사(IV) 등의 투약법도 고를 수 있다”며 “약물 정보에 능통하고 부작용 등에 꼼꼼히 대비할 수 있다면 편리한 SC를, 병원에 가는 일이 다소 귀찮아도 의료진의 관리 아래 안전한 투약을 하고 싶다면 IV를 권한다”고 말했다.

김경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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