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IT

'시장경제' 내세운 카이저…게임계 황제 오르나

넥슨, 내달 7일 정식서비스 시작

개인 간 아이템 거래 등 첫 적용







‘시장 경제’ 원리를 전면에 내세운 새로운 성인용 모바일 게임이 선보인다.

23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내달 정식 출시되는 넥슨의 모바일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카이저’의 성공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카이저’는 모바일게임으로는 처음으로 ‘개인 간 아이템 거래’ 기능을 갖췄다. 유료로 구매하는 게임재화를 이용해 이용자는 다른 이용자로부터 자유롭게 아이템을 구매하고, 이를 통해 빠르게 자신의 캐릭터를 강화할 수 있다. 강화한 캐릭터는 이용자를 대신해 전투에 나서 토지(장원)를 얻고, 이 토지에서 게임재화를 세금으로 거둬 다시 아이템을 산다. 이른바 초기 시장 경제의 모습이다. 넥슨은 게임 본연의 재미를 극대화하는 핵심이 바로 ‘시장 경제’라는 판단에 따라 게임업계 왕좌를 탈환할 기대작으로 카이저를 내놨다.


‘개인 간 아이템 거래’는 ‘리니지’등 과거 온라인MMORPG에서 시장 경제 활성화를 위해 사용돼온 기능이다. 정부는 게임 안에서 개인 간 거래나 게임 내 거래소를 이용해 유료로 아이템을 구매하는 것을 허용하는 게임은 무조건 청소년 이용불가등급을 매기고 있다. 넥슨은 구상 단계에서부터 R등급을 받을 것을 예상하고 개발을 진행했다. 모바일게임에 익숙한 일부 청소년 이용자를 포기하면서까지 현실과 같은 시장 경제 구현을 통한 본연의 재미를 추구했다. 그만큼 시장 경제가 재미의 핵심 요소라는 확신이 있었다는 얘기다.

유료재화를 이용한 아이템 거래 기능으로 MMORPG의 핵심인 ‘진영간대전(RvR)’도 긴장감을 더할 전망이다. 카이저에는 세금(유료재화)과 각 지역에서만 나오는 특산물을 거둬들일 수 있는 토지를 두고 이용자 간 전투를 벌이는 ‘장원쟁탈전’이 마련됐다. 이 같은 경쟁을 통해 이용자는 많은 토지를 가진 영주가 되기도 하고 엄청난 재화를 가진 거부가 되기도 한다. 넥슨은 현실사회와 같은 하나의 전장에서 이용자 간 무한 경쟁을 펼쳐 최고가 되는 것을 뜻하는 의미에서 게임의 이름을 ‘카이저(독일어로 황제)’로 정했다.


특히 현실에서는 효율성에도 불구하고 부작용에 대한 지적이 이어지고 있는 ‘시장 경제’를 게임의 차별화 요소로 내세웠다는 점에서 ‘카이저’의 성패에 관심이 쏠린다. ‘카이저’의 개발사는 핵심 인력 대부분이 ‘리니지’와 ‘테라’ 등 유명 MMORPG 개발에 참여한 경험을 갖춘 개발자로 구성된 패스파인더에이트다. 패스파인더에이트는 3년간 70여명의 인력과 100억원의 개발비를 투입해 카이저를 완성했다. 카이저의 개발을 총괄한 채기병 패스파인더에이트 PD는 “자유시장경제 체제를 게임에 구현하는 것이 ‘카이저’의 목표”라며 “실제로 이용자 간 부의 차이에서 게임의 재미를 느끼는 이용자가 많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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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게임 ’리니지‘ 등을 통해 유료아이템에 익숙하고, 노력과 능력의 인정에 따른 격차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30대와 40대에겐 이용시간과 투입 자원에 따른 빈부격차가 오히려 큰 매력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게 개발진의 생각이다. 실제로 지난 1월 넥슨이 진행한 테스트에서는 참여자 중 30대와 40대의 비중이 전체 62%를 차지, 전통 온라인 MMORPG 이용자들이 큰 관심을 보이고 있음을 입증했다.

넥슨은 시장 경제 기능을 극대화하기 위해 서버를 여러 개 두는 최근 MMORPG 경향과는 달리 이용자의 능력과 노력을 최대한 반영하고, 이용자 간 경쟁과 협력의 재미를 극대화하기 위해 단 하나의 서버만 두는 결정을 내렸다.

이제 남은 것은 얼마나 많은 이용자가 적극적으로 참여해 효과적으로 돌아가는 자율 경제 시스템을 구축하느냐다. 넥슨은 다음 달 7일 ‘카이저’의 정식서비스를 시작한다. ‘리니지M’과 ‘리니지2레볼루션’ ‘검은사막M’ 등 같은 장르의 게임들이 모바일게임 순위를 석권하고 있어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넥슨은 카이저가 성공하면 리니지에 버금가는 3040 특유의 감성을 자극하는 강력한 지식재산권(IP)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박재민 넥슨 모바일사업본부장은 “카이저가 모바일게임 시장에서 새로운 경쟁력을 갖춘 자체 IP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말했다.

양사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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