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노동시장의 효율성이 갈수록 떨어지면서 기업에 큰 부담이 되고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은 최근 세계경제포럼(WEF)에서 발표한 국가별 노동시장 효율성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한국의 종합순위는 전체 137개국 중 73위를 기록해 지난 2007년의 24위에 비해 49계단 하락했다고 23일 밝혔다. 노동시장 효율성 종합순위는 △임금 및 생산성 △국가의 인재유지 역량 △임금 결정의 유연성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 △노사협력 △정리해고 비용 등 10개 세부지표로 구성된다.
한국은 10개 항목 모두 10년 전에 비해 순위가 내렸으며, 특히 노사협력, 정리해고 비용,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 고용·해고 관행 등의 순위가 크게 하락했다. 노사협력의 경우 2007년 55위에서 지난해에는 130위로 추락했다. 한국보다 순위가 낮은 국가는 남아프리카공화국(137위), 아이티(133위), 우루과이(131위) 등이다. 한국의 노사협력 순위가 최하위권으로 처진 것은 고착화된 노사 간의 불신 풍조, 구조조정 사업장의 장기파업 등으로 인해 노사갈등이 극에 달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지난해 근로손실일수(파업일수×참가근로자)는 86만2,000일로 2007년의 53만6,000일에 비해 1.5배 이상 늘었다.
또 정리해고 비용은 2007년 107위에서 지난해 112위로 떨어졌다. 한경연에 따르면 한국의 법적 해고비용은 약 14.8주의 급여에 상당하는 비용이 발생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의 7.8주에 비해 2배 정도 높다. 같은 기간 고용·해고 관행은 23위에서 88위로 순위가 하락했다.
추광호 한경연 일자리전략실장은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기 위해서는 노동시장 효율성을 높여 외국인 투자기업을 유치하고 국내 기업의 해외 생산기지를 되돌려야 한다”며 “이를 위해 노사정이 머리를 맞대고 근로형태 다양화 등 노동시장의 효율성을 제고할 수 있는 방안을 논의해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