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정상회담을 전격 취소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필요할 경우 대북 군사행동에 나설 수 있음을 시사하며 대북 압박 수위를 한층 높였다. 트럼프 정부는 다음주 중 수십 건의 추가 대북제재를 부과하는 방안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만남이 예정대로 성사될 수도 있다며 대화의 문을 열어둔 상태다.
24일(현지시간) NBC방송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정상회담 취소는 전 세계의 큰 좌절”이라며 “필요할 경우 군사행동에 나설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 합동참모본부와 이야기했다”며 “우리 군대는 세계에서 가장 강력하고 최근 더욱 강화됐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북 군사작전을 펼 경우 동맹국인 한국과 일본에 비용을 분담하게 할 것이라는 구상도 밝혔다. 그는 “북한이 멍청하고 버릇없는 행동을 저지르는 등 불행한 상황이 불가피하게 일어날 경우 미국이 군사적 행동을 하는 것에 대해 한국과 일본에 이야기했다”며 “이들 국가는 미군의 군사적 행동과 관련해 재정적 비용을 함께 부담할 의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대규모 추가 대북 제재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트럼프 정부가 다음 주 초 북한에 대한 수십 가지의 새로운 제재 부과를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도 앞서 의회 청문회에서 새로운 대북 제재 논의를 진행할 가능성을 시사했다고 CNN은 보도했다.
트럼프 정부는 그러면서도 김 위원장과의 대화 재개 여지가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어 제재 부과 여부는 불투명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많은 일이 일어날 수 있다”며 “기존 정상회담이 열릴 수도 있고 나중에 다른 정상회담이 열릴 수도 있다. 우리는 제대로 해야 한다”고 추후 정상회담이 열릴 가능성을 열어뒀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북한은 비핵화의 길을 따르고 수십년간의 빈곤과 억압을 끝낼 기회가 있다”면서 “김 위원장이 자신과 국민들에게 옳은 일을 하기를 바란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