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클 황제’ 크리스 프룸(33·영국)이 3대 그랜드투어 석권의 위업을 이뤘다.
프룸은 28일(이하 한국시간) 이탈리아 로마에서 폐막한 지로 디탈리아 대회에서 합계 89시간2분39초를 기록, 전년도 우승자인 톰 두물랑(네덜란드)을 46초 차이로 따돌리고 개인 종합우승을 차지했다. 지로 디탈리아는 이탈리아를 일주하는 도로 사이클 대회로 지난 5일 이스라엘 예루살렘에서 시작해 총 21개 구간 3,562.9㎞를 돌았다.
프룸은 이로써 세계 3대 도로사이클 대회인 그랜드투어를 모두 석권한 사상 일곱 번째 선수가 되며 현대 사이클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했다. 앞서 그는 지난해 7월 프랑스 일주 대회 투르 드 프랑스, 9월 스페인 일주 대회 부엘타 아 에스파냐에서 우승했다. 특히 3대 그랜드투어 연속 정복은 프룸이 세 번째다. 에디 메르크(벨기에·1972∼1973년 4개 대회 연속)와 베르나르 이노(프랑스· 1982∼1983년 3개 대회 연속)가 이를 이뤘을 뿐이다.
프룸의 그랜드투어 대회 우승은 6회로 늘었다. 그는 투르 드 프랑스에 집중해 지난 2013년에 이어 2015~2017년 3연패를 달성했다. 케냐에서 태어난 프룸은 어린 시절 모험 수단으로 자전거를 즐기다가 세계적인 사이클 스타가 됐다. AP통신에 따르면 그는 이날 우승 후 “10개월 사이에 3개의 우승 저지(상의)를 모두 차지하는 것은 모든 사이클 선수의 꿈”이라며 감격스러워 했다.
한편 프룸은 지난해 부엘타 아 에스파냐 기간 소변검사에서 금지약물이 허용치의 두 배 이상 검출돼 도핑 가능성 의혹을 받고 있다. 천식이 있는 그는 대회 기간 중 주치의의 처방을 받고 ‘살부타몰’을 도핑 규정 범위 안에서 사용했다고 주장했고 국제사이클연맹(UCI)은 아직 이 사안에 대한 처리 방안을 내놓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