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국회·정당·정책

의장 공백에도 與野 주판알만…'식물국회' 장기화하나

의장·상임위 임기 일제히 종료

주요 자리 두고 각당 신경전에

6월 소집 놓고 '방탄국회' 공방

"원 구성 9월까지 밀리나" 우려

정세균 국회의장이 지난 28일 국회에서 열린 퇴임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에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정세균 국회의장이 지난 28일 국회에서 열린 퇴임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에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여야 대립으로 국회가 ‘지도부 공백’ 사태에 직면했다. 국회 의장직과 주요 상임위원장 자리를 두고 각 당이 신경전을 벌이는 가운데 6월 임시국회 소집을 둘러싼 갈등까지 맞물리며 원 구성이 오는 9월 정기국회 전까지 밀릴 수 있다는 우려마저 나온다.


29일 국회에 따르면 정세균 의장과 심재철·박주선 부의장, 각 상임위원장의 임기가 이날 일제히 종료됐다. 국회법상 차기 의장단은 전임 임기 만료 5일 전까지 선출해야 하지만 여야가 각자의 주판알만 튕기면서 ‘국회 수장 공석’ 사태를 자초했다. 이에 따라 30일부터는 김성곤 국회 사무총장이 정 의장을 대신해 국회 주요 업무를 돌볼 예정이다. 그러나 의장 권한대행에 대한 이렇다 할 규정이 없어 김 사무총장이 의장을 대신해 국회를 이끌 수 없는 상황이다. 사실상 차기 의장을 선출할 때까지 입법부 마비는 불가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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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마당에 여야는 6월 임시국회 소집을 두고 ‘방탄국회’ 공방을 벌였다. 자유한국당은 이날 6월 국회 소집을 요구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를 권성동 한국당 의원의 체포를 막기 위한 꼼수라고 지적했다. 회기 중에는 체포동의안이 가결돼야 체포영장을 집행할 수 있다. 홍영표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간담회를 열고 “한국당의 6월 국회 소집 목적은 권 의원을 도피시키는 것 말고는 없다”며 “권 의원을 위한 방탄국회가 소집된다면 20대 국회 전반기는 방탄국회 그랜드슬램이라는 불명예로 끝난다”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다음달 1일 본회의를 열어 권 의원의 체포동의안을 처리하고 의장단도 선출하자고 촉구했다. 홍 원내대표는 “만약 한국당이 이를 응하지 않으면 얼마나 우스꽝스러우냐”라며 “본인들이 요구하고 무산시킨다는 것은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 여기에 6월 국회가 열린다면 ‘한국당 패싱’을 위해 다른 야당과 공조하겠다고 압박했다. 김성태 한국당 원내대표는 이에 대해 “안 되는 것을 뻔히 알면서 그런 정치공세를 하는 이유를 모르겠다”며 “(체포동의안은) 국회법 절차에 따라 하는 것이지 어느 교섭단체가 인위적으로 판단할 사안이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6월 국회가 열려도 후반기 원 구성 협상은 지방선거 이후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한국당은 선거 이후 정치 상황 등을 고려한 뒤 협상에 나설 수 있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드루킹 특검과 남북·북미 정상회담 등 굵직한 이슈가 많아 여야 간 대치정국이 벌어질 수 있다. 일각에서는 일러도 7월 말이나 돼야 원 구성에 대한 대략적인 윤곽이 나올 것으로 내다본다. 지방선거와 맞물렸던 14대 국회 때는 원 구성 협상은 넉 달이, 미국산 쇠고기 파동으로 여야 간 대치가 극에 달했던 18대 국회에서는 석 달이 걸렸다.


류호·하정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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