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오후 2시 서울 여의도 글래드호텔에서는 KBS 2TV 새 예능프로그램 ‘거기가 어딘데??’ 제작발표회가 개최됐다. 이날 자리에는 유호진 PD, 지진희, 차태현, 배정남, 조세호가 참석했다.
‘거기가 어딘데??’는 예측 불가한 대자연의 위대함을 직접 체험하는 탐험 버라이어티 프로그램. 지난달 지진희, 차태현, 조세호, 배정남이 오만의 아라비아 사막으로 첫 번째 탐험을 다녀왔다.
이날 유호진 PD는 사막 로케이션 촬영의 어려움으로 “방송으로 (힘듦이)충분히 전달될 것이다. 낮에도 50도가 넘어서 오후 2시까지는 촬영이 힘들 정도였다. 답사를 갔을 때는 재미있는 공간이 될 줄 알았는데 막상 촬영할 때 뭔가 잘못됐다는 생각도 들었다. 편집할 때도 그림이 안 찍혀있는 일이 있었다. 그런 정도의 가혹함이 있었다. 야간에도 텐트를 치고 자야 했고, 미식가가 많았는데 즉석음식을 해 먹었다”라고 터놓았다.
‘탐험’이라는 목적을 가지고 앞으로 장소와 소재를 어떻게 잡을지에 대해서는 “저희는 탐험 프로다. 장소 섭외보다 알지 못하는 장소가 탐험의 포인트인 것 같다. 그러면 어디든 충분히 가볼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금요일 오후 11시대 경쟁 예능 프로그램으로는 MBC ‘나 혼자 산다’와 채널A ‘하트시그널’이 있다. 동시간대 경쟁 프로와의 차별점으로 유호진 PD는 “잘 만들어놓으면 저절로 좋은 평가를 받을 것 같다”며 “보통 사람들은 잘 꾸며놓은 관광지를 가는데, 우리는 장소와 경험이 베타적일 만큼 특이하다. 그런 자신감이 있다. 우리는 시작하면 끝을 봐야한다는 하나의 완결된 이야기가 있다. 시청자들이 ‘과연 저들은 어떻게 될까’라는 관점으로 봐주신다면 좀 더 궁금한 이야기가 될 것이다”고 전했다.
여기에 그는 “네 분(지진희, 차태현, 조세호, 배정남)이 너무 웃겨서 촬영하면서 깔깔대며 웃었다. 그게 매력이라고 자신 있게 말씀드릴 수 있다”고 출연진의 예능감을 극찬했다.
SBS 자연 탐험 예능 ‘정글의 법칙’과 다른 점으로는 “‘정글의 법칙’은 너무나 노하우가 많은 프로그램이어서 의식을 안 할 수는 없었다”며 “저희는 공간이 아니라 생존에 대한 투쟁을 그린다. ‘정글의 법칙’은 자연과 인간의 싸움을 그리고, 저희는 인간에 대한 이야기를 그린다. 내가 약속한 장소에서 또 다른 약속 장소까지 어떻게 갈 수 있을까를 보여준다. 훨씬 더 선형의 스토리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지진희는 “첫 여행지가 사막이란 말을 듣고 굉장히 기뻤다. 평생 가볼 수 없는 곳이었기 때문이다”며 “‘과연 나는 누구인가?’ ‘나는 과연 왜 이 세상에 태어났나?’를 30년째 고민하고 있는데 아직 답이 나오지 않았다. 거기 가면 답이 나올 것 같았다”라며 “역시나 즐거운 여행이었다”고 말했다.
사막에서 힘든 점은 없었는지 묻자 “나에게는 이번 탐험이 즐거운 시간이었다. 뜨겁고 모래 바람이 불었지만 괜찮았다. 추운 것보단 낫고 입은 가리면 됐기 때문에 문제가 되지 않았다. 대원들이 좀 걸었으면 하는 안타까움이 있었다”며 ‘탐험 대장’으로서의 의욕을 내비쳤다.
특별히 ‘거기가 어딘데??’를 고정 출연 예능으로 선택한 이유로 “수없이 많은 예능 프로그램들에서 출연 제의가 왔다. 유호진 PD가 너무 좋은 분이라고 하더라. 내 머릿속에는 예전에 유호진 PD가 강호동 씨에게 호되게 당한 조연출 시절이 떠올랐다. 그의 병약한 이미지를 봤을 때 왠지 이 사람과 함께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과거 ‘1박2일’과 예능드라마 ‘최고의 한방’에 이어 또 유호진 PD와 함께한 차태현은 “이번에도 속았다. 나도 왜 유호진PD와 함께 자꾸 하는지 모르겠다”며 “함께한 작가, 스태프들이 예전에 함께 했던 분들이라 애정이 갔다. ‘최고의 한방’도 함께 도전했는데, 유호진PD가 처음으로 주 전공인 예능을 벗어난 것을 할 때 한 번쯤 같이 해보고 싶었다. 다음번에도 함께하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호진PD와 잘 맞는 것 같아서 재미있게 작업을 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이어 그는 “사막에 간다고 했을 때 ‘싫다’고 분명히 말했다. 하지만 결국 가게 됐다”라고 과거 ‘1박 2일’을 함께한 유호진 PD와 얽혀 탐험 버라이어티를 하게 된 과정을 전했다. 그 이유로 차태현은 “(유)호진이가 하자고 하니까 했다. 내가 추위보다 더위를 덜 타고 견딜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일단 가보자고 생각했다”며 “다른 멤버들과 어떤 그림이 나올지도 궁금했다”라고 전했다.
사막 촬영 중 가장 힘들었던 점으로는 “사우나에 사흘 동안 나가지도 못하게 문을 걸어둔 느낌이었다. 근데 그 사우나가 엄청 큰 느낌이었다. 그게 가장 힘들었다”고 말했다.
배정남은 출연 계기에 대해 “PD님과 밥을 먹고 술을 먹고서 출연을 결정했다. 그런데 사막처럼 힘든 곳을 갈 줄은 몰랐다. 그래도 ‘남아일언중천금’이라고 약속을 지키고 싶었다. 처음에는 두려움이 컸지만 하면서 할만 했다”라고 언급했다.
또한 배정남은 “중간에 포기하고 싶었고 멘붕도 많이 왔다”고 털어놓으며 “첫 날 별을 보면서 한 잔 하고 늦게 잤는데 다음날 바로 쓰러졌다. 마지막에는 바다가 보일 때가 됐는데 안 보이자 두려움이 오더라. 진짜 막막하더라”고 밝혔다.
조세호는 “나도 나름 인생 계획표를 짜서 사는 편인데 내 계획표에 ‘사막’은 없었다. 유호진PD가 ‘나도 다녀왔다’는 말에 갈 수 있을 줄 알았다. 사막에 첫 발을 내딛는 순간 ‘야 이 녀석아 왜 왔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끝없는 길이 나에겐 강한 인상으로 다가왔다. 사우나가 어느 순간 내 집이라고 인정하는 과정들이 재미를 주는 요소가 될 것이다”라고 관전 포인트를 짚었다.
한편 ‘거기가 어딘데??’는 6월 1일부터 매주 금요일 밤 11시 방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