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설

[사설] 막오른 지방선거 유권자 관심 필요하다

6·13지방선거와 국회의원 재보선을 위한 선거운동이 31일 시작됐다. 광역단체장과 교육감 17명씩을 포함한 지역일꾼 4,016명과 12곳의 국회의원을 뽑는 이번 선거를 위해 여야 주요 정당들은 일찌감치 공약과 슬로건을 확정하며 선거체제에 돌입했다. 선거관리위원회 역시 다음달 8일과 9일을 사전투표일로 지정하고 투표 독려에 나선 상태다. 유권자는 이제 13일간의 선거 유세기간에 각 후보의 정책과 자질을 판단하고 선택하는 일이 남았다.


하지만 최근의 분위기는 그다지 좋지 않다. 이번 지방선거는 과거 어느 선거보다 몰입도가 낮다. 남북미 정상들이 직접 전면에 나서면서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고 있는 북한 비핵화 협상이 국민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고 있기 때문이다. 선거 하루 전인 12일에는 세기의 담판인 북미 정상회담이 예정돼 있다. 한반도의 운명을 가를 역사적 사건 때문에 지방선거가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다. 각 당이 정책대결은 저버리고 상대를 헐뜯는 네거티브 선거로 일관하는 것도 유권자의 무관심을 부채질하고 있다. 지방선거가 어느 때보다 심한 ‘깜깜이’로 치러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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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에 대한 무관심은 자칫 최악의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 지방선거 후보 등록자 10명 중 4명은 전과 기록이 있다. 이 중에는 전과 15범, 11범의 범법자에 뇌물·횡령같이 죄질이 나쁜 사례도 있고 세금 체납자와 군 미필자 역시 상당수에 달한다. 무턱대고 투표했다가는 지역의 살림살이를 책임질 성실하고 유능한 일꾼 대신 무능력자 또는 부도덕한 후보에게 곳간을 맡기는 일이 벌어질지도 모른다.

이런 시나리오가 현실화되지 않게 하려면 유권자들이 두 눈을 부릅뜨고 지켜봐야 한다. 각 당 후보자들의 정책과 도덕성을 꼼꼼히 살펴 풀뿌리 민주주의에 적합한 자질을 갖추고 있는지를 철저하게 검증해야 한다. 무엇보다 소속 정당이 아닌 인물을, 이념 대신 정책을, 학연·지연보다 능력을 최우선의 선택 기준으로 삼는 것이 중요하다. 국가의 미래를 위해 반드시 해야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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