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2 북미 정상회담 조율을 위해 미국 뉴욕을 방문 중인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이 6월1일(이하 현지시간) 수도인 워싱턴DC를 전격 방문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친서를 전달할 예정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31일 오전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밝히며 “나는 그 안에 어떤 내용이 있는지 보기를 고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북한과의 회담들이 매우 긍정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며 “북미 정상회담이 당초 예정대로 6월12일에 열리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다만 그는 하루 일정의 정상회담으로는 모든 것을 논의할 수 없다고 말해 북미 정상회담 일정이 늘어날 가능성도 시사했다. 6·12 북미 회담 직후 남북미 정상회담이 열려 종전 선언을 할 것이라는 관측에도 조금씩 무게가 실리는 분위기다. 청와대는 문재인 대통령의 싱가포르 방문에 대비해 직원을 파견한 데 이어 백악관도 “계속 조율 중”이라며 가능성을 열어놓았다.
김 부위원장은 30일 뉴욕에 도착해 90분간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과 만찬을 하고 31일 오전9시부터 회담을 이어갔다. 폼페이오 장관은 회담을 시작하기에 앞서 트위터에 “(북미) 정상회담은 북한에 안전보장과 경제적 번영을 성취할 큰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적었다. 양측은 회담에서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와 체제안전 보장(CVIG)의 ‘그랜드바겐(통 큰 거래)’에 공감대를 이룬 것으로 전해졌다. 폼페이오 장관은 오후2시15분(한국시각 6월1일 오전3시15분) 기자회견을 열어 결과를 설명했다.
판문점에서도 31일 성 김 필리핀 주재 미국대사와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의 의제 실무협상이 열렸다. 지난 27일에 이어 30일 열린 협상으로 판문점 만남은 종료된 것으로 알려졌지만 미국대표단은 체류를 연장하며 이날도 협상을 이어갔다.
한편 청와대의 한 핵심관계자는 “남북미 회담은 북미 회담 결과에 연동돼 있다”며 “(북미가) 통보해오면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청와대는 5월 중순까지만 해도 문 대통령의 싱가포르 방문에 대해 “계획이 없다”고 선을 그었지만 최근 계속 열린 입장을 보이고 있다. 30일에는 청와대 직원을 파견한 데 대해 “7월로 예정된 한·싱가포르 정상회담 답사차”라고 해명했지만 북미 직후의 남북미 회담을 준비하는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백악관도 30일 북미 직후 종전 선언을 위한 남북미 회담 가능성에 대해 “우리는 동맹국들과 계속 조율하고 있다”며 가능성을 열어놓았다.
/뉴욕=손철특파원 이태규기자 classic@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