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전국법관대표회의는 특별조사단 보고서에서 언급된 410개 의혹 파일 원문을 전체 공개하라고 법원행정처에 공식 요청했다. 법관대표회의는 지난달 29일부터 31일까지 대표 판사들의 의견을 물었고 과반수의 찬성표를 확보했다.
법원 안팎에서는 특히 이 과정에서 우리법연구회 회장을 지낸 최기상 서울북부지법 부장판사를 비롯한 강경파 법관들의 입김이 강하게 작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로 법관대표회의 의장을 맡은 최 부장판사는 투표가 있기 전인 지난달 28일 내부통신망인 ‘코트넷’에 “대법원장에게 헌정유린행위 관련자들에 대한 엄정 조치를 촉구하겠다”는 글을 올려 사실상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기도 했다. 이 밖에 차성안·류영재 판사 등 최근 언론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코트넷 등에서 여론을 주도하는 법관 상당수가 국제인권법연구회 소속이다. 진보성향 판사 모임인 우리법연구회와 그 후신 격인 국제인권법연구회는 김 대법원장이 회장을 지냈던 모임이다.
이들 강경파의 의견은 대국민 담화 등 김 대법원장의 화답과 맞물려 사법개혁 조치에 즉각 반영되고 있다. 김 대법원장은 이날 출근길에 “법관대표회의 의결 소식을 이미 들었고 의혹 파일을 국민들에게도 공개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며 한 발 더 나간 발언을 했다. 김 대법원장과 여론에 밀린 특별조사단 역시 기존 입장을 뒤집느라 바쁜 분위기다.
법원 내에서는 이 같은 강경 일변도의 여론 조성에 대해 우려를 표하는 목소리가 상당수 나온다. 한 지방법원 판사는 “현재 목소리를 내는 판사들은 개인 의견일 뿐 대다수 판사는 재판 거래가 가능할 것이라고 전혀 생각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