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마리아노 라호이 총리가 퇴진하고 이탈리아의 포퓰리즘 정권 출범이 현실화하면서 유럽발 정치 리스크가 또다시 금융시장을 흔들 것이라는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1일(현지시간) 라호이 총리가 이끄는 국민당 정부에 대한 불신임안이 통과되면서 스페인의 차기 총리는 제1 야당인 사회당 대표 페드로 산체스가 맡게 됐다. 스페인은 최근 경제가 상대적으로 안정된데다 정치적으로도 친유럽연합(EU) 성향이 강해 이탈리아와는 사정이 다른 것으로 평가된다. 실제로 이날 장 초반 스페인 증시는 불확실성 해소에 대한 안도감에 상승 출발했다. 하지만 의석이 과반에 못 미치는 사회당이 정부를 이끌게 되면서 총리 불신임에 힘을 보탠 카탈루냐 분리주의자 등의 목소리가 커지는 등 중장기적으로 정국 불안이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는 높아지고 있다.
유럽 위기설의 진앙지가 된 이탈리아는 3개월 만에 무정부 상태를 마치며 정국이 일단 안정을 찾은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복지 확대에 따른 재무건전성 우려와 EU와의 마찰 가능성 등 포퓰리즘 연정에 대한 불안은 여전하다. 연정 출범이 가시화되면서 2년 만기 이탈리아 국채 금리가 이날 0.95포인트 하락한 1.04%까지 내려가는 등 시장은 안정을 찾아가는 모양새지만 이는 채권시장 진정을 위해 정부가 5억유로 규모의 국채를 사들였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연정이 표방하는 기본소득 도입, 세금 인하 등 재정지출 확대 정책이 유럽 내 국가부채 2위국인 이탈리아의 재무건전성을 더 악화시킬 것이라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