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코스피는 오랜 박스권을 뚫고 21%나 급등했지만 올해는 지난 5월 말까지 누적수익률이 -1.8%에 불과하다. 1월 증시가 사상 최고점인 2,600을 넘어설 때까지만 해도 올해 역시 지난해 같은 활황장이 펼쳐질 것이라 기대했지만 한 해의 절반이 지난 지금 돌아보면 증시는 예상외로 고전을 면하지 못하고 있다.
자산시장의 무거운 움직임은 비단 우리나라만의 현상이 아니다. 미국 증시 다우존스지수 역시 지난해 말 대비 1.2% 하락했으며 범유럽지수인 유로스톡스50지수와 이머징지수도 각각 2.8%, 3.9% 하락해 투자자를 실망시켰다.
과연 올해는 어떤 시장일까. 보수적 관점으로 보자면 증시 밸류에이션은 미국 시장의 경우 상당히 상승했고 대표적 위험지표인 신용스프레드가 저점까지 하락했다는 점에서 시장의 방향전환을 우려할 시기가 온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다르게 생각해보면 시장을 긍정적으로 판단할 만한 지표도 많다. 물가가 오르고, 실업률은 떨어지고, 임금은 상승하고 있는 현재의 글로벌 경제는 여러 면에서 확장 국면의 한가운데 있다는 것이 분명해 보인다.
역사적 고점을 훌쩍 넘어선 주가지수, 부동산 가격을 바라보며 경기과열에 대한 경고도 있지만 다른 시각으로는 지금이 투자시장의 황금기라는 의미이기도 하다. 자산가격 상승을 통해 얻은 부의 효과(wealth effect)는 시장 참여자들의 구매력을 향상시키며 소비지표 개선을 이끌고 있다. 실제로 올 4월까지 미국의 소매판매 증가율은 금융위기 이후 평균치를 상회한다. 또 활발한 민간소비는 기업 이익 증가로 연결되는 선순환을 만들었고 연말까지 증시 상승을 이끌 가능성이 크다. 2018년 S&P500 기업들의 순이익 전망치는 전년 대비 28% 증가가 예상되고 최근의 주가 조정으로 예상 주가수익비율(PER)은 2018년 17.1배, 오는 2019년 15.6배로 2000년 이후 평균인 18.8배보다 다시 낮아졌다.
증시 상승에 대해 무조건적인 확신만을 가지자는 말은 아니다. 경기확장 후기에 접어들었다는 사실을 인정할 필요가 있고 이 경우 자산 간, 시장 간 차별성이 부각될 것이라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 즉 내년 이후 어느 시점에 경기침체가 시작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제할 때 그 전조는 상대적으로 펀더멘털이 취약한 시장에서 먼저 발생할 것이다. 지역적으로 보자면 선진국보다 신흥국일 것이고, 선진국 내에서는 최근 구매관리자지수(PMI)가 부진한 유럽이나 일본을 조금 더 조심스럽게 검토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투자시장에서 기업 이익 증가를 감안할 때 여전히 주식은 좋은 선택이라고 생각한다. 일부 신흥국 등 최근 리스크가 부각되는 국가에 신중한 시각을 유지하면서 국내 우량주와 주요2개국(G2)의 우량주식으로 합리적인 포트폴리오를 구성한다면 올해에도 좋은 결실을 얻을 수 있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