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치 못한 유럽의 통화 긴축 신호에 원달러 환율이 1,060원대로 떨어졌다. 최근 북미 정상회담 정상회담에 대한 기대감이 이끌었던 원화 강세 흐름을 유럽이 부추기고 있는 모양새다.
7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오전 10시 20분 기준 1,067.2원에 거래되고 있다. 전거래일 종가 1,070.7원에서 3.5원 떨어진 수준이다.
유럽중앙은행(ECB)이 13~14일 예정된 통화정책회의에서 양적완화(QE) 축소를 결정할 수 있다는 소식이 달러 약세를 부르고 이는 다시 원화 강세로 이어지고 있다. 페트르 프레이트 ECB 수석이코노미스트는 6일(현지시간) “유럽의 물가가 중앙은행 목표에 가까워지고 있다는 신호가 관찰되는 만큼 다음주 회의에서 자산 매입을 축소할지 판단해야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양적완화 축소는 통화 긴축을 의미한다. ECB는 최근까지도 긴축에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였던 것을 감안하면 프레이트 수석이코노미스트의 발언은 시장에서 놀랄 만한 소식이었다.
즉시 유로화 강세가 나타났다. 유로달러 환율은 5일 1.1718달러에서 6일 1.1774달러로 0.48% 상승했다. 독일 등 유럽 주요국 국채금리도 뛰었다. 지난주 금융시장 불안을 야기했던 이탈리아 정치 리스크가 해소 국면에 접어든 점도 유로화 강세를 지지하고 있는 모습이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북미 정상회담 기대감과 유럽 긴축 신호에 따른 달러 약세에 원화 가치가 오르고 있다”며 “다음주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인상은 이미 상당 부분 환율에 반영돼 있어 환율 하락을 제약하지 못하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다만 ECB가 통화 긴축에 속도를 내기에는 유로존 경기 회복세가 더디다는 점, 미국과 주요국 간 무역 분쟁이 언제든 악화될 소지가 있다는 점 등은 원화 강세를 제약할 수 있는 요소로 꼽힌다.
민경원 우리은행 이코노미스트는 “오늘 환율은 1,060원대 중반을 중심으로 등락이 예상된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