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법원 內 해결 최우선" 한발 물러선 김명수

서울고법 부장판사들 이어

전국 법원장들 반발에 밀려

'檢 수사의뢰' 뜻은 포기안해

판사 의견 다 나와...내주 판가름

김명수 대법원장이 8일 서울 서초동 대법원 청사로 출근하다가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연합뉴스김명수 대법원장이 8일 서울 서초동 대법원 청사로 출근하다가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연합뉴스



김명수 대법원장이 양승태 사법부의 ‘재판거래’ 의혹에 대해 검찰수사보다는 법원 자체적인 해결법을 우선순위로 두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차관급 법관인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들과 전국 법원장들이 “검찰 고발과 수사 의뢰는 부적절하다”며 잇따라 반기를 들자 일단 한 발 후퇴한 셈이다.

김 대법원장은 8일 서울 서초동 대법원청사 출근길에 취재진을 만나 “이번 사태는 원칙적으로 법원 내에서 해결하는 것을 제일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전날 전국 법원장 35명이 긴급 간담회 직후 “합리적 근거 없는 재판거래 의혹 제기에 대해 깊이 우려한다”며 형사조치 검토에 강하게 반발한 것을 의식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법조계에서는 외부 인사 등으로 구성된 사법발전위원회가 지난 5일 검찰 고발 쪽으로 의견이 기울자 김 대법원장이 조만간 검찰 수사 의뢰로 마음을 굳힐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서울고검 부장판사들에 이어 법원장들까지 단호하게 거부 반응을 보이면서 김 대법원장의 결심도 더 미뤄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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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대법원장은 다만 검찰 고발을 완전히 배제하고 있지는 않다는 뜻도 내비치며 마지막 결단의 여지를 남겼다. 고위 법관들과 달리 오는 11일 전국법관대표회의에서는 ‘성역 없는 수사’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클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김 대법원장은 “검찰 수사를 안 하겠다는 것이냐”는 질문에 “그런 뜻으로 생각할 필요는 없고 기본 마음가짐이 그렇다(법원 내 해결 우선)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앞서 단독·배석 등 대다수 젊은 판사들과 인천·부산지법 등 일부 부장판사들은 의혹 관계자들에 대한 검찰 수사도 불사해야 한다는 입장을 잇따라 표명했다. 이날도 법관대표회의 부의장이자 진보성향 국제인권법연구회 소속 최한돈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 등 법관 8명은 다음달 1일 고영한·김창석·김신 대법관 퇴임을 앞두고 대법관 후보추천위원회에 제출하는 후임 후보자 인사검증자료를 국민에게 공개할 것을 촉구하기도 했다. 양승태 사법부 시절 재판거래가 있었을 가능성을 어느 정도 전제한 제안이었다. 지난 1일 의정부지법 단독판사회의를 시작으로 이어진 각 법원 법관회의는 이날 서울행정법원 부장판사, 서울동부지법 전체판사, 대구지법 배석판사, 창원지법 단독·배석판사 등을 끝으로 일단락됐다.


윤경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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