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정상회담을 위해 싱가포르를 방문하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숙소로 세인트리지스호텔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9일 오전 호텔 주변 도로에 콘크리트 블럭이 등장했다. 콘크리트 블럭은 차량 통행 차단용으로, 이날 호텔 주변에는 전일보다 더 많은 경찰 인력들이 배치했다. 주변 버스 정류장에는 오는 14일까지 버스가 서지 않는다는 안내문도 게재됐다.
세인트 리지스 호텔은 싱가포르 정부가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특별행사구역’으로 지정한 지역에 포함돼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숙소로 유력한 샹그릴라 호텔과는 직선거리로 500m, 도보로 10분 거리에 위치한다. 센토사 섬과는 10km 정도 떨어져 있다.
지난 7일 싱가포르로 다시 돌아온 김창선 북한 국무위원장이 이전 숙소인 풀러턴 호텔 대신 세인트 리지스 호텔에 투숙하면서 김 위원장이 이 곳에서 지내게 될 것이라는 관측에 힘이 실리기 시작했다. 게다가 지난 8일부터 세인트 리지스 호텔이 위치한 블럭 곳곳에 이동식 보안 카메라들이 설치 됐고, 오후에는 호텔 내부에도 보안 카메라가 추가 설치됐다. 특히 호텔 방문객이 잘 사용하지 않는 지하 주차 구역에서는 흰색 천막 시설 설치 작업이 시작됐고, 이날 저녁 무렵에는 6개 정도가 세워졌다.
지하 주차 구역에선 좀처럼 보기 힘든 시설물인데다 북미정상회담이 열리는 카펠라 호텔에 설치된 천막과 생김새와 규모가 비슷하다는 점에서 이들 천막은 호텔 보안을 위해 행사 기간 동안 임시로 설치한 것으로 추정된다. 천막 구조물이지만 내부에 냉방 시설은 물론 조명도 갖추고 있다. 아울러 세인트리지스호텔은 일부 객실의 가구를 빼내 지하로 가져와 보관하기도 했다.
세인트 리지스 호텔과 샹그릴라 호텔 주변에는 도로 위에 대형 천막이 길목마다 설치됐다. 천막 아래에는 보안카메라와 냉방 시설이 배치됐다. 차량 검문 인력 지원 설비로 보인다.
한편 로이터통신은 김 위원장이 10일 싱가포르에 도착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로이터통신은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 김 위원장이 창이공항을 통해 입국할 것이라고 전했다. /싱가포르=정영현기자 yhchung@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