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0일 ‘세기의 담판’을 위해 마침내 싱가포르에 발을 내디뎠다.
트럼프 대통령은 9일 캐나다에서 열린 주요7개국(G7) 정상회의 도중 싱가포르로 출발해 이날 오후8시21분(현지시각) 파야 레바르 공군기지에 도착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출발에 앞서 기자회견을 통해 “(김 위원장이) 북한을 위대하게 만들 기회는 다시 오지 않을 것”이라며 “단 한 번의 기회(one-time shot)”라고 말했다. ★관련기사 2·3·4면
이어 “우리는 비핵화를 하고 무엇인가를 이뤄내야 한다”며 “수백만명의 마음을 담아 평화의 임무를 수행할 것이다. 매우 잘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북한은 아주 짧은 기간에 굉장한 곳이 될 것”이라며 “김 위원장은 북한을 위대하게 만들 수 있다. 그의 국민, 그 자신, 그 가족들을 위해 매우 긍정적인 어떤 일을 할 것이라고 진실로 믿는다”고 덧붙였다.
김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에 앞서 이날 오후2시36분 에어차이나 소속 보잉747기 항공기를 타고 와 창이공항에 내린 후 숙소인 세인트레지스호텔로 곧장 출발했다. 전용기인 참매 1호를 비롯해 항공기 3대를 띄우며 보안에 극히 신경을 쓰는 모습이었다. 김 위원장은 정상회담에 앞서 이날 대통령궁인 이스타나를 찾아 리셴룽 싱가포르 총리와 회담했다. 김 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북미 정상회담이 “전 세계가 지켜보고 있는 역사적 회담”이라고 말했다.
12일 열릴 북미 정상회담에서는 비핵화 시기와 평화협정 체결 여부가 집중 논의된다. 북한이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돌이킬 수 없는 비핵화(CVID)’ 타임라인을 제시할 경우 미국은 평화협정을 맺는 방안과 경제지원을 언급할 것으로 예상된다.
세기의 이벤트의 막이 오른 가운데 싱가포르 현지는 두 정상의 숙소와 회담장이 위치한 오차드로드·센토사섬을 중심으로 극도로 삼엄한 경호태세에 돌입했다. 이들 지역에는 총을 든 경찰 수백명이 배치됐고 주요 길목마다 검문소가 설치됐다. 주요 도로에는 차단용 블록이 배치돼 일반차량의 통행이 통제됐다. /싱가포르=특별취재단 정영현기자 yhchung@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