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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맞수열전]<3> 손흥민-에르난데스 '닮은꼴' 해결사 "너를 꺾고 16강 간다"

선수 출신 아버지·레버쿠젠 등

공통분모 많은 韓·멕시코 기둥

리그 활약 18골 '손'이 앞서지만

에르난데스 풍부한 경험 경계해야




수비 입장에서 손흥민(26·토트넘)이 두려운 가장 큰 이유는 양발을 다 잘 쓴다는 것이다. 스피드도 스피드지만 무엇보다 어느 방향으로 접어 슈팅을 날릴지 종잡을 수 없다. 왼발·오른발 슈팅 모두 능하다. 손흥민이 보기 드문 ‘양발 스페셜리스트’로 성장한 데는 아버지 손웅정(SON축구아카데미 총감독)씨의 영향이 절대적이다. 축구선수 출신으로 부상 탓에 젊은 나이에 선수생활을 접은 손씨는 아들 교육에 ‘올인’하다시피 했다. 그는 승부를 떠난 기본기를 부단하게 강조했다. 학교와 개인의 명예를 위해 이기는 축구를 강조할 수밖에 없는 제도권 교육과 180도 달랐다. 중학교 때까지 아버지 밑에서 축구를 배운 손흥민은 2008년 고교 중퇴 뒤 독일로 건너가 2010년 함부르크에서 프로 데뷔했다.

멕시코 대표팀의 하비에르 에르난데스(30·웨스트햄)도 아버지가 축구선수였다. 1986멕시코월드컵 8강 멤버인 미드필더 에르난데스 시니어다. 에르난데스는 이름만큼 별명 ‘치차리토(작은 콩)’로 유명한데 아버지 에르난데스도 별명이 치차리토였다. 아버지는 키가 축구선수치고 단신인 170㎝, 아들은 175㎝다. 에르난데스는 “아버지 덕에 큰 어드밴티지를 업고 선수생활을 하고 있다. 아버지는 끊임없는 조언과 의견 교환을 통해 축구선수로서 해야 할 것과 하지 말아야 할 것을 정확히 파악하게 해주신다. 내 커리어에 엄청난 영향을 미친 분”이라고 했다.


손흥민과 에르난데스는 2018러시아월드컵 F조에서 조국의 16강을 걸고 해결사 대결을 벌인다. 오는 24일 0시(이하 한국시각) 조별리그 2차전에서 격돌한다. 둘은 레버쿠젠이라는 공통분모도 있다. 에르난데스는 지난달 말 대표팀 기자회견에서 “손흥민은 과거 레버쿠젠에서 뛰다가 토트넘으로 갔는데 그때 나는 레버쿠젠으로 이적했다. 팀 동료들이나 감독 모두에게 들어 그들이 손흥민을 얼마나 아꼈는지 잘 알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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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독일 분데스리가 레버쿠젠으로 이적한 손흥민은 그곳에서의 맹활약을 인정받아 2015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 진출했다. 레버쿠젠이 손흥민 대안으로 영입한 공격수가 바로 에르난데스다. 손흥민이 달았던 레버쿠젠 등번호 7번을 2015년에 물려받은 에르난데스는 2시즌 동안 76경기 39골로 부활을 알리면서 지난해 여름 EPL에 복귀했다. 레버쿠젠은 손흥민과 에르난데스 둘 모두에게 축복의 팀이었던 셈이다.

손흥민은 2017-2018시즌 리그 12골, 시즌 18골(공격 포인트 29개)을 넣으며 톱클래스 공격수로 자리매김했다. 에르난데스 역시 복귀 첫 시즌에 적은 출전 기회에도 8골로 건재를 확인했다. 무엇보다 풍부한 경험을 무시할 수 없다. 알렉스 퍼거슨 감독 시절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슈퍼서브’로 156경기 59골을 책임진 에르난데스는 두 번의 EPL 우승에 기여했고 스페인 레알 마드리드에서도 뛰었다. 10일 덴마크 원정 평가전(0대2 멕시코 패)에 후반 교체 투입된 에르난데스는 막판 골대를 맞히는 슈팅을 날리기도 했다. 6회 연속 16강 진출의 멕시코는 이번 월드컵에서 8강 이상을 노린다.

손흥민은 11일 오후10시30분 오스트리아 그뢰디히에서 열릴 세네갈과의 비공개 평가전에 황희찬(잘츠부르크)과 투톱으로 선발 출격할 예정이다. 한국은 4-4-2 전형을 쓰는 본선 첫 경기 상대 스웨덴을 의식해 3-5-2나 3-4-1-2 전형을 꺼낼 계획이다. 이 경기 뒤 12일에 결전지 러시아에 입성한다.


양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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