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립(사진) 대우조선해양(042660) 사장이 한국 조선업이 향후 빅2 체제로 재편되는 게 바람직하다고 다시 한 번 강조했다. 정 사장은 지난해 3월에도 조선업이 빅2 체제로 전환돼야 한다는 생각을 밝혔다. 경영 정상화 수순을 밟고 있는 대우조선해양이 향후 삼성중공업이나 현대중공업과 합병하는 방안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풀이된다.
정 사장은 11일 서울 중구 다동 서울사무소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궁극적인 목표는 작지만 강한 회사를 만들어서 앞으로 주인이 되고자 하는 곳이 매력을 느끼게 하는 것”이라며 “어떤 형태로 가든지 세계 조선 시황, 중국과의 경쟁, 앞으로의 산업의 진로를 볼 때는 빅2 체제가 훨씬 국가 산업 측면에서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조선 업계는 지난 몇 년간의 강도 높은 구조조정에도 여전히 탈출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올 1·4분기에도 공적자금이 투입된 대우조선해양만 유일하게 흑자를 기록했으며 삼성중공업과 현대중공업은 적자를 면치 못했다. 조선 업황이 예전 같지 않고 중국 업체들과의 경쟁을 감안하면 이 같은 상황은 쉽게 나아지기 힘들어 보인다. 정 사장의 이날 발언은 이 같은 조선업의 상황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정 사장은 올해 대우조선해양의 수주 실적에 대해서는 자신감을 나타냈다. 그는 “단일 조선소로는 세계 최대의 수주 잔량을 가지고 있으며 올해도 100% 가동률을 보이고 있다”며 “현재 기준으로 보더라도 오는 2020년 3분기까지는 물량이 다 확보돼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 말까지 현재와 같은 수주 활동을 이어간다면 2021년 상반기까지 물량 확보가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5월 말 기준 대우조선해양의 수주 실적은 44억달러 규모로 올해 목표인 73억달러의 60% 이상을 달성했다. 특히 2014년 이후 수주 실적이 없었던 해양플랜트 분야에서도 가시적 성과를 내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