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사진) 미국 대통령이 “중국에 맞설 것”이라며 중국과의 무역전쟁 2라운드에 본격 시동을 걸었다. 북미 정상회담에 대한 부담을 털어낸 트럼프 행정부가 이제 모든 역량을 중국과의 통상문제에 쏟아부을 것으로 예상된다.
13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중국과의 무역갈등과 관련해 “중국에 맞설 것”이라며 강경한 대응 의사를 밝혔다. 중국에 얼마나 강하게 대응할 것이냐는 질문에는 “매우 강하게”라며 “우리가 무역을 매우 엄중하게 단속하고 있으므로 중국은 아마 약간 화가 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여러분은 앞으로 몇 주 동안 보게 될 것이고 그들(중국)은 우리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 안다”고 말했다. 이는 트럼프 행정부가 지난달 말 중국에서 수입하는 500억달러 규모의 첨단기술 품목에 25%의 고율 관세를 부과하기로 한 결정을 강행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미국은 15일 관세부과 대상 품목을 발표하겠다고 예고한 바 있다. 미 정부가 앞서 지난 4월 발표한 초기 목록에는 ‘중국제조 2025’에 포함된 고성능 의료기기와 바이오 신약 기술 및 제약 원료물질, 산업로봇, 통신장비, 첨단 화학제품, 항공우주, 전기차, 반도체 등 분야의 1,300개 품목이 관세부과 대상으로 지목됐으나 목록은 의견수렴 과정을 거쳐 수정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도 미 행정부 관계자들의 말을 인용해 “백악관과 상무부, 재무부, 미 무역대표부(USTR) 고위관료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주요7개국(G7)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캐나다로 출국하기 전 열린 회담에서 중국에 대한 관세 부과를 예정대로 진행해야 한다는 데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일각에서는 북한의 핵 포기 종용을 위해 중국의 조력이 필요한 상황이라는 점을 들어 미 정부가 중국에 대한 압박을 재고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돼왔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강경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시사하면서 미국이 중국에 대한 대규모 관세 부과를 강행할 가능성에 힘이 실리고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14일 참모들과 만나 이 문제를 최종 결정할 예정이다.
미국은 또 중요한 산업기술을 획득하려는 중국 개인과 기업의 투자를 제한하고 수출통제를 강화하기로 하는 한편 관련 규제 대상 목록을 오는 30일 발표하기로 해 미중 무역분쟁으로 인한 갈등은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