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미래 교육, 총장에게 듣는다]이영무 한양대 총장 "포춘 500대 기업가 양성하는 게 궁극 목표"

소셜벤처 창업지원·인턴십 연계 등

지속적 사회봉사·혁신 인정 받아

동아시아 최초로 '아쇼카 U' 가입

사회혁신 문화정착에도 앞장설 것

이영무 한양대학교 총장 /권욱기자이영무 한양대학교 총장 /권욱기자



“스스로 기업을 일군 포춘 500대 기업가를 양성하는 등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대학이 명문 대학입니다. 대학 평가 지표로 명문 대학을 구분하던 시대는 이제 지났습니다.”

최근 서울 성동구 행당동 한양대에서 만난 이영무 총장은 인터뷰 내내 대학의 사회적 책임감에 대한 남다른 신념을 드러냈다. 그가 주목하는 대학의 사회적 책임은 창업가 양성과 글로벌 사회 혁신이다.


이 총장은 “많은 대학이 세계 명문 대학을 꿈꾸며 그 증거로 각종 글로벌 대학 평가 순위를 말하지만 이제는 기준이 달라져야 한다”며 “글로벌 기업가를 배출하거나 사회 혁신에 앞장서는 게 새로운 시대가 요구하는 명문 대학의 기준”이라고 강조했다.

한양대 동문이 창업한 기업은 지난 2016년 말 기준 1만177개로 국내 최대 수준이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18년 전 창업해 아직 기업을 운영하고 있다는 이 총장은 “공학 분야 교수들이 사회에 가장 크게 기여할 수 있는 방법은 자신의 전문 기술을 바탕으로 한 창업”이라며 “학교 전체적으로 체질 전환을 통해 포춘 선정 500대 기업 안에 동문 출신 창업가가 나올 때까지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이 총장은 사회 혁신에 대한 남다른 애정도 드러냈다. 한양대에서는 최근 큰 경사가 있었다. 4월 글로벌 사회 혁신 대학들의 네트워크인 ‘아쇼카 U(Ashoka U)’의 ‘체인지메이커 캠퍼스’에 국내는 물론 동아시아 대학 최초로 선정된 것이다. 아쇼카 U가 설립된 2008년 이후 전 세계 9개국 45개 대학만이 체인지메이커 캠퍼스로 승인받았다. 승인 대학은 미국 코넬대·브라운대·존스홉킨스대 등 유수 명문 대학이 대부분이다.


이 총장은 선정 비결로 오랜 기간 사회봉사 및 혁신에 앞장선 진정성을 꼽았다. 한양대는 1994년 전국 최초로 사회봉사단을 만들어 운영해왔다. 그는 “지난해 교내 사회봉사단을 탈바꿈해 사회혁신센터를 설립하고 소셜벤처 창업 지원, 인턴십 연계, 교육 프로그램 제공 등의 허브 역할을 했다”며 “2018년 1학기에는 국내 최초로 사회혁신융합전공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또 “올해부터 사회 혁신 교과목을 36학점 이상 이수한 학생들은 사회혁신학사 학위를 받게 되며 석사 과정인 글로벌사회적경제학과와 연계해 사회 혁신 전문가로 성장할 길도 열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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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사회 혁신은 국내에 머물지 않고 이제는 국외로 뻗어 나가야 한다는 게 이 총장의 신념이다. 이를 위해 한양대는 지난해부터 ‘HUGE(Hanyang University for Global Engagement) 플랫폼’을 운영해왔다. 한국을 넘어 아시아태평양 지역 청년을 대상으로 사회 혁신 교육을 하고 국내외 체인지메이커 네트워킹을 지원하며 창의적인 아이디어에 펀딩(재정 지원)까지 대학이 주도하겠다는 포부다.

이 총장은 “나 역시 전공 분야를 활용해 만든 정화 필터를 학생들과 함께 캄보디아·필리핀 등에 보급했다”며 “학생과 교수, 교직원 가릴 것 없이 글로벌 사회 혁신에 한마음으로 나서는 문화 정착에 앞장설 것”이라고 말했다.

재학생들도 상당한 성과를 내고 있다. 지난해 한양대 학생 4명과 필리핀 대학생은 ‘소셜벤처 청년교류 프로그램(SVYE)’을 통해 소셜벤처 ‘카이나(KAINA)’를 창업했다. 카이나는 필리핀 나가시의 싱글맘 마을 ‘마오그마 빌리지’ 여성들에게 김밥·제육볶음 등 요리를 가르쳐 한식 프랜차이즈 창업을 돕는다. 싱글맘 2명을 고용해 이달 현지에 카이나 1호점을 개점할 예정이다.

이 총장은 연구하는 총장으로도 유명하다. 10분 단위로 스케줄이 잡힐 정도로 바쁜 일정을 보내고 있지만 토요일에는 늘 연구실을 찾는다.

이 총장은 “교수들이 ‘연구를 위한 연구’를 하는 풍토에서 하루 빨리 벗어나야 한다”며 “한양대 역시 ‘네이처 인덱스 2017 이노베이션’에서 논문당 특허 피인용지수 부문 국내 대학 1위, 세계 대학 중 23위를 차지했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고 강조했다. /임지훈·박진용기자 yongs@sedaily.com 사진=권욱기자

◇약력 △1954년 서울 △서울사대부고, 한양대 고분자공학 학·석사 △1986년 노스캐롤라이나주립대 고분자공학 박사 △1988년 한양대 에너지공학과 교수 △2001년~ 한국과학기술한림원 정회원 △2002년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전문위원 △2009년 한국막(멤브레인)학회 회장 △2013~2014년 한양대 교학부총장 △2015년~ 한양대 14대 총장

박진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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