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사회보장에 미친 듯이 돈을 퍼붓고 있는데 사람들은 빈곤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프랑스 병’의 집도의 역할을 자처하고 있는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이 빈곤층을 단순 지원하는 사회보장 예산을 비판하는 연설연습 영상이 공개돼 화제를 모으고 있다.
시베스 은디예 엘리제궁 대통령 홍보비서관은 13일(현지시간) 자신의 트위터에 마크롱 대통령이 집무실에서 참모들과 함께 사회보장과 관련된 연설을 연습하는 영상을 올렸다. 이 영상에서 마크롱 대통령은 “우리는 사회보장에 미친 수준의 돈을 퍼붓고 있는데 사람들은 여전히 빈곤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며 “모든 사회정책은 가난을 예방하는 데 중점을 두는 것이어야 한다. 그게 비용이 더 적게 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사회구성원이 더 책임감을 갖게 해야 하고 교육을 통해 빈곤층을 강하게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방만한 복지에 엄청난 돈을 쏟아붓기보다 국민들이 스스로 돈을 벌 수 있는 노하우를 알려줘야 한다는 지적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프랑스의 사회보장 지출은 국내총생산(GDP)의 31.5%로 이웃인 독일(25.3%)보다 높다. 게다가 이탈리아(28.9%)와 그리스(27%) 등 재정위기를 겪고 있는 국가보다도 훨씬 높다.
하지만 마크롱 대통령이 영상을 통해 ‘미치광이 돈(pognon de dingue)’이라는 표현을 쓴 것이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사회당 소속의 발레리 라보 의원은 국제라디오방송(RFI)에 출연해 “발언과 톤이 프랑스 대통령에게 적합한 것이 아니었다”며 “사회보장은 프랑스적인 모델의 핵심이고 강하게 뿌리 박힌 전통이다. 프랑스 대통령이라면 약자 보호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은디예 비서관은 이 영상을 공개한 이유에 대해 “대통령이 참모들과 함께 열심히 연설을 준비하는 모습을 보여주려 했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