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매케인 "한미훈련 중단은 나쁜 협상...70년 한미동맹 약화"

[한미훈련 중단 비판 목소리 고조]

"트럼프, 한미훈련을 도발로 규정

北·中의 선동 앵무새처럼 되풀이"

메넨데스 "공동성명은 무기력"

해리스 주한 美대사 청문회 참석

"北 진정성 확인 차원 훈련중단

북핵 위협 여전...낙관론은 경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노광철 인민무력상이 각각 악수와 거수경례로 인사를 청했다가 엇갈리자 마지막에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노광철 인민무력상이 각각 악수와 거수경례로 인사를 청했다가 엇갈리자 마지막에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직접 한중 정상을 만나 북미 정상회담 성과를 강조하고 있지만 명쾌한 비핵화 방안 없이 북한과 중국에 끌려다니고 있다는 비판이 워싱턴 정가에서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일방적으로 한미연합훈련 중단을 결정하면서 70년 한미동맹에 심각한 균열이 발생했다는 우려도 확산되고 있다.

미 공화당 내 소장파이자 상원 군사위원장인 존 매케인 의원은 14일(현지시간) 발표한 성명에서 “한미연합훈련 중단 결정은 실수”라며 “불필요하고 일방적인 양보는 우리의 관심사가 아니다. 이는 나쁜 협상 전례를 남길 수 있다”고 경고했다. 매케인 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2일 북미 정상회담 기자회견장에서 한미연합훈련을 ‘도발적’이라고 평가해 자충수를 뒀다고 지적하면서 “한미연합훈련을 도발로 규정하고 중국과 북한의 프로파간다(선동)를 앵무새처럼 되풀이해 한미 동맹을 깎아내렸다”고 혹평했다. 그는 이어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한반도 비핵화를 달성하려는 트럼프 대통령의 노력이 성공하기를 희망하지만 대화를 계속하는 대가로 선의를 양보하는 부담을 우리 스스로 져서는 안 된다”며 북한이 구체적 조치를 취할 때까지 대북 제재를 이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미 상원 외교위원회가 진행한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 지명자의 인사청문회에서도 북미 회담에 대한 비판이 빗발쳤다. 태평양사령관(현 인도태평양사령관)을 지낸 해리스 지명자가 “김정은 위원장이 진지한 태도로 협상에 임하는지 가늠하는 차원에서 주요 훈련을 일시중단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하자 의원들은 강력 반발했다. 밥 코커 외교위원장(공화당)은 “폼페이오 장관에게 의회에 출석할 것을 요구한다. 싱가포르 회담장 문 너머로 대체 무슨 일이 있었는지 확인해야겠다”며 일전을 예고했다. 밥 메넨데스 민주당 상원의원 역시 “트럼프 대통령이 우리의 주요 동맹인 한국과 일본에 합동훈련 중단 계획을 사전에 알리지 않았다”며 “북미 정상회담 공동성명은 무기력했다”고 혹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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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난이 폭주하자 해리스 지명자도 지나친 낙관론을 경계해야 한다며 꼬리를 내렸다. 그는 “미 국무부의 최대 압박 정책, 유엔과 많은 국가의 제재가 김정은 위원장을 싱가포르 협상 테이블로 끌어냈다. (비핵화가) 구체적으로 증명될 때까지 이런 제재들을 유지해야 한다”며 “철통과도 같은 한미동맹 약속은 변함이 없다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적국’ 북한 장성에게 거수경례하는 모습까지 공개되면서 비판은 걷잡을 수 없이 퍼져나갔다. 이날 북한 조선중앙TV가 공개한 42분짜리 북미 정상회담 영상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노광철 북한 인민무력상에게 거수경례를 하는 장면이 전파를 탔다. 트럼프 대통령은 처음에 노 인민무력상과 악수를 하려고 손을 내밀었으나 노 인민무력상이 손을 잡는 대신 거수경례를 하자 자신도 뒤따라 경례를 했다. 미군 최고 통수권자로서 부적절한 행동을 했다는 비판이 일자 백악관 측은 “군 장교가 경례할 때 화답하는 것은 당연한 예의”라며 진화에 나섰다.

파리드 자카리아 워싱턴포스트(WP) 칼럼니스트는 “북미 정상회담 기사제목을 ‘미국, 한국과의 70년 동맹관계 약화’로 뽑았어야 했다”며 “중국은 아시아 주둔 미군 철수를 원한다. 싱가포르 회담 최대 승자가 중국이라는 평가는 완전히 맞는 말”이라고 분석했다.


김창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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