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005930)가 오는 22일부터 경기도 수원 본사와 기흥 사업장에서 글로벌 전략회의를 열어 올 하반기 및 중장기 사업 전략을 논의한다. 글로벌 전략회의는 매년 6월·12월 두 차례 열리는 회의로 각 부문장과 사업부장, 해외 법인장 등 주요 임원들이 총출동한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불참할 것으로 알려졌다.
17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22일 부품(DS) 부문을 시작으로 25일 IT·모바일(IM) 부문, 26일 소비자가전(CE) 부문이 차례로 글로벌 전략회의를 개최한다. 김기남(DS) 사장과 고동진(IM) 사장, 김현석(CE) 사장 등 각 부문장 주재로 진행되는 전략회의는 지역별 시장 상황을 점검하고 향후 전략을 논의하는 자리다. IM 부문과 CE 부문 등 세트 사업은 수원 본사에서, DS 부문은 기흥 사업장에서 진행된다.
가장 먼저 열리는 DS 부문 전략회의에서는 중국 정부의 노골적인 견제와 이에 대한 대응 방안이 집중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중국 반독점 당국은 최근 삼성전자를 비롯한 SK하이닉스·마이크론 등 메모리 반도체 ‘빅3’를 상대로 D램 가격 담합 조사에 착수했다. 중국이 메모리 반도체 추격에 고삐를 조이는 상황에서 D램 가격 상승으로 어려움에 빠진 자국 스마트폰 등 세트 업체들을 우회 지원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업계 관계자는 “조사가 가격 담합으로 결론 날 경우 과징금은 물론 D램 가격까지 영향을 받을 수 있다”면서 “수익성과 직결되는 사안이라 예의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만 TSMC 추격에 나선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사업 점유율 확대를 위한 논의도 비중 있게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파운드리 사업에서 올해 매출 100억달러 이상을 달성, 글로벌 점유율 2위에 오른다는 목표다. 현재는 TSMC·글로벌파운드리·UMC에 이은 4위다. 4차 산업혁명 본격화에 따라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이 급성장할 것으로 보이는 만큼 퀀텀 점프를 위한 기반을 올해 마련해야 한다는 게 삼성전자 판단이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서버용 반도체를 중심으로 수요가 늘고 있지만 공급 부족의 수급 상황이 일부 완화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면서 “메모리 반도체 수급 분위기 변화에 대한 논의가 오갈 수 있다”고 전망했다.
CE 부문은 최근 본격 판매에 돌입한 마이크로 발광다이오드(LED) TV ‘더 월’의 안착과 지난 2016년 인수한 프리미엄 브랜드 ‘데이코’를 앞세운 빌트인 시장 공략이 주요 현안이다. CE부문장인 김현석 사장은 최근 “2020년까지 글로벌 빌트인 시장에 안착시키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빌트인 공략은 3~4%에 머무르고 있는 가전 사업 이익률 개선을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한 과제다.
IM 부문은 올 상반기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S9 조기 출시 승부수 효과를 지역별로 면밀하게 분석하는 한편 8월 초께 출시를 앞둔 갤럭시노트9 마케팅 전략도 논의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에서는 갤럭시노트9 역시 갤럭시S9과 마찬가지로 조기 출시 전략을 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