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18일 “6·13 지방선거로 지역주의 정치, 색깔론으로 국민을 편 가르는 분열의 정치는 끝나게 됐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수석보좌관회의를 열고 “지방선거에서 압도적 승리를 했다는 것 이상으로 아주 깊은 감회를 갖고 있다”며 “이번 선거로 지역으로 국민을 나누는 지역 주의정치, 색깔론으로 국민을 편 가르는 분열의 정치는 끝나게 됐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로서는 정치에 참여한 가장 주요한 이유 중 하나, 목표 중 하나를 이룬 셈”이라며 “3당 합당 이후 약 30년 세월 동안 정말 많은 사람들이 고통받고 눈물 흘리며 노력한 결과라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또 “지역주의·분열의 정치를 꺾어놔야 우리 정치가 진정으로 발전할 수 있다고 믿었다”고 덧붙였다. 이번 선거에서 보수 성향이 강한 곳까지 여당이 승리하는 등 전통적인 지역주의 색채가 드러나지 않은 것을 높게 평가한 것이다.
이날 문 대통령은 청와대 비서실과 이낙연 총리, 내각도 추켜세웠다. 그는 “좋은 결과를 얻게 된 것은 전적으로 청와대 비서실과 내각이 아주 잘해준 덕분”이라며 “일각에서는 대통령 개인기가 이런 결과를 가져왔다고 말하고 있지만 그건 정말 온당치 못한 이야기”라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대통령 혼자서 할 수 없는 일”이라며 “대통령이 잘한 것으로 평가받았다면 그것은 함께한 비서실이 아주 잘했다는 것이고 문재인 정부 내각이 잘했다는 뜻”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물론 부분적으로 볼 때 부족한 부분이 있을 수 있지만 전체적으로 하나의 팀으로서 잘해줬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임종석 비서실장, 장하성 정책실장, 정의용 안보실장을 비롯한 비서실 직원 모두에게 특별한 감사를 드린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이 총리에 대해 국회에서 주장하는 총리추천제를 도입한다면 이 총리 같은 분을 과연 총리로 모실 수 있을 것인지, 지금 같은 국회 상황에서는 이 총리 같은 좋은 분을 모시기가 힘들 것이라는 뜻이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이 비서실과 내각을 높게 평가하면서 장 실장 사의나 3~4개 부처 ‘미니 개각’도 가능성이 낮아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문 대통령은 선거 압승을 ‘외상’으로 표현하며 “갚아야 할 외상이 많더라도 우선은 기뻐해도 된다고 생각한다”면서도 “그러나 그것은 오늘 이 시각까지”라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가 받았던 높은 지지는 한편으로는 굉장히 두려운 것”이라며 “어깨가 많이 무거워졌다는 정도의 두려움이 아니라 정말 등골이 서늘해지는, 등에서 식은땀이 나는 정도의 두려움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부족한 점이 많지만 더 잘하라는 ‘주마가편(달리는 말에 채찍질하기)’”이라며 “기대가 높았던 만큼 실망의 골도 깊어질 수 있다. 정치사를 보더라도 앞선 선거에서 승리한 다음 냉엄한 심판을 받은 경험들이 많다”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유능함 △도덕성 △태도 등 3가지를 주문했다. 문 대통령은 “공직에 근무하는 사람의 가장 기본이 유능함이라 생각한다”며 “청와대는 대한민국 국정을 이끄는 곳이고 중추다. 정말 유능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모두 1년의 경험을 가졌기 때문에 이제 서툴 수 있다는 핑계는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또 “정부가 적폐청산을 하는데 우리 스스로 도덕적이지 못하면 국민들의 바람, 중요한 국정과제를 실현하지 못한다”며 “역대 정부를 보면 2년 차, 3년 차 접어들며 도덕성 면에서 늘 사고가 생기고는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2년차 맞아서도 결코 초심을 잃지 않겠다는 도덕성이란 면에서 한번 더 자세를 바로하는 결의들을 함께 가져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정치와 공직에서 지금 시대에 계속 중요한 것은 태도가 아닐까 한다”며 “국민을 모시는 공직자라면 국민을 받드는 겸손한 태도를 반드시 갖춰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날 청와대는 취임 후 처음으로 수석보좌관회의를 전 청와대 직원들에게 생중계했다. 문서를 통해 수보회의 결과를 보는 게 아니라 논의 내용을 직접 보며 공유할 수 있게 하기 위함이다. 청와대는 앞으로도 안건에 따라 이 같이 수보회의를 내부에 생중계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