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대통령실

文 “6·13 선거로 지역주의·분열의 정치 끝났다”

■수석보좌관회의 주재

“대통령 개인기가 가져온 결과 아냐...靑 비서실, 이낙연 총리, 내각이 잘한 결과”

“기뻐하는 것은 이 시각까지만...높은 지지는 등에서 식은땀 나는 두려움”

청와대 직원에, 유능함·도덕성·겸손한 태도 주문

靑, 수보회의 직원에 생중계...앞으로도 사안에 따라 활용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오후 청와대 여민관 대회의실(영상회의실)에서 열린 수석ㆍ보좌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이날 회의는 청와대 전 직원에게 생중계됐다. /연합뉴스문재인 대통령이 18일 오후 청와대 여민관 대회의실(영상회의실)에서 열린 수석ㆍ보좌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이날 회의는 청와대 전 직원에게 생중계됐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6·13 지방선거로 지역주의 정치, 색깔론으로 국민을 편 가르는 분열의 정치는 끝나게 됐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수석보좌관회의를 열고 “지방선거에서 압도적 승리를 했다는 것 이상으로 아주 깊은 감회를 갖고 있다”며 “이번 선거로 지역으로 국민을 나누는 지역 주의정치, 색깔론으로 국민을 편 가르는 분열의 정치는 끝나게 됐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저로서는 정치에 참여한 가장 주요한 이유 중 하나, 목표 중 하나를 이룬 셈”이라며 “3당 합당 이후 약 30년 세월 동안 정말 많은 사람들이 고통받고 눈물 흘리며 노력한 결과라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또 “지역주의·분열의 정치를 꺾어놔야 우리 정치가 진정으로 발전할 수 있다고 믿었다”고 덧붙였다. 이번 선거에서 보수 성향이 강한 곳까지 여당이 승리하는 등 전통적인 지역주의 색채가 드러나지 않은 것을 높게 평가한 것이다.

이날 문 대통령은 청와대 비서실과 이낙연 총리, 내각도 추켜세웠다. 그는 “좋은 결과를 얻게 된 것은 전적으로 청와대 비서실과 내각이 아주 잘해준 덕분”이라며 “일각에서는 대통령 개인기가 이런 결과를 가져왔다고 말하고 있지만 그건 정말 온당치 못한 이야기”라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대통령 혼자서 할 수 없는 일”이라며 “대통령이 잘한 것으로 평가받았다면 그것은 함께한 비서실이 아주 잘했다는 것이고 문재인 정부 내각이 잘했다는 뜻”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물론 부분적으로 볼 때 부족한 부분이 있을 수 있지만 전체적으로 하나의 팀으로서 잘해줬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임종석 비서실장, 장하성 정책실장, 정의용 안보실장을 비롯한 비서실 직원 모두에게 특별한 감사를 드린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이 총리에 대해 국회에서 주장하는 총리추천제를 도입한다면 이 총리 같은 분을 과연 총리로 모실 수 있을 것인지, 지금 같은 국회 상황에서는 이 총리 같은 좋은 분을 모시기가 힘들 것이라는 뜻이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이 비서실과 내각을 높게 평가하면서 장 실장 사의나 3~4개 부처 ‘미니 개각’도 가능성이 낮아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문 대통령은 선거 압승을 ‘외상’으로 표현하며 “갚아야 할 외상이 많더라도 우선은 기뻐해도 된다고 생각한다”면서도 “그러나 그것은 오늘 이 시각까지”라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가 받았던 높은 지지는 한편으로는 굉장히 두려운 것”이라며 “어깨가 많이 무거워졌다는 정도의 두려움이 아니라 정말 등골이 서늘해지는, 등에서 식은땀이 나는 정도의 두려움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부족한 점이 많지만 더 잘하라는 ‘주마가편(달리는 말에 채찍질하기)’”이라며 “기대가 높았던 만큼 실망의 골도 깊어질 수 있다. 정치사를 보더라도 앞선 선거에서 승리한 다음 냉엄한 심판을 받은 경험들이 많다”고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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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유능함 △도덕성 △태도 등 3가지를 주문했다. 문 대통령은 “공직에 근무하는 사람의 가장 기본이 유능함이라 생각한다”며 “청와대는 대한민국 국정을 이끄는 곳이고 중추다. 정말 유능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모두 1년의 경험을 가졌기 때문에 이제 서툴 수 있다는 핑계는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또 “정부가 적폐청산을 하는데 우리 스스로 도덕적이지 못하면 국민들의 바람, 중요한 국정과제를 실현하지 못한다”며 “역대 정부를 보면 2년 차, 3년 차 접어들며 도덕성 면에서 늘 사고가 생기고는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2년차 맞아서도 결코 초심을 잃지 않겠다는 도덕성이란 면에서 한번 더 자세를 바로하는 결의들을 함께 가져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정치와 공직에서 지금 시대에 계속 중요한 것은 태도가 아닐까 한다”며 “국민을 모시는 공직자라면 국민을 받드는 겸손한 태도를 반드시 갖춰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날 청와대는 취임 후 처음으로 수석보좌관회의를 전 청와대 직원들에게 생중계했다. 문서를 통해 수보회의 결과를 보는 게 아니라 논의 내용을 직접 보며 공유할 수 있게 하기 위함이다. 청와대는 앞으로도 안건에 따라 이 같이 수보회의를 내부에 생중계하기로 했다.

이태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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