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큰 폭의 손실이 나고 있는 코스피 추종 상장지수펀드(ETF)에 투자금이 몰리고 있다. 미국 기준금리 인상, 주요2개국(G2) 간 무역 갈등 우려가 계속되는 상황에서도 증시가 반등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20일 한국펀드평가에 따르면 최근 변동 폭의 두 배를 추종하도록 설계된 ‘레버리지’ ETF가 많은 자금을 끌어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투자자들의 시장 급반등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는 얘기다.
가장 큰 폭의 투자금이 몰린 ETF는 삼성자산운용의 ‘삼성KODEX레버리지증권ETF(주식-파생)’이다. 지난 한 주에만 -9.55%의 손실을 냈지만 2,170억원의 자금이 순유입됐다. 전 거래일 대비 37.98포인트(1.60%) 하락한 전날 하루에도 1,420억원이 추가 유입됐다. 다른 운용사들의 상품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ETF 시장에서 점유율이 가장 높은 KODEX 상품에 비하면 낮은 수준이지만 각 펀드의 전체 설정액에 대비해서는 약 10% 수준이 순유입됐다. 설정액 1,150억원인 미래에셋자산운용 ‘TIGER200선물레버리지증권ETF(주식-파생)’는 하루에 116억원, 최근 한 주간 103억원이 유입됐다. 이는 투자자들이 박스권 장세에 익숙해졌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ETF를 단기로 매매하는 투자자들이 레버리지뿐 아니라 하락장에 베팅하는 ‘인버스’ 상품을 통해 짧게 치고 빠지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투자금 유동이 가장 많은 ‘KODEX코스닥150인버스’만 봐도 지난 한 주간 하락 증시에 8.33%의 수익률을 올렸지만 자금은 10억원이 빠져나갔다. 전일 하루에는 132억원이 순유출됐다. 차익실현과 동시에 증시 반등에 대한 시장의 예상이 많다는 평가다.
한편 국내 주식형 펀드의 이 같은 자금 흐름은 사실 몇 년째 똑같은 패턴을 보여왔다. 코스피지수 1,900 부근에서는 매수 주문이, 2,000선에 다가서면 매도 주문이 집중됐다. 하지만 지난해 5월 2,241.24로 종전 최고치인 2,229.09(2011년 5월)를 돌파했고 11월에는 장중 2,561.63으로 최고가를 기록했다. 증시가 급락하기 전인 지난 11일 2,470.15였던 코스피지수는 19일 2,340.11에 마감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레버리지 상품에 투자할 때는 조심할 필요가 있다”며 “변동 폭의 두 배를 추종하도록 설계된 만큼 손해를 두 배로 볼 수도 있다. 최근 며칠처럼 예상하지 못한 급락장이 오면 손실이 커질 수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