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최저임금처럼 상여금 등 포함하는건 당연 <통상임금에 정기상여금 포함- 찬성>

● 정기상여금·복리후생비 통상임금서 제외땐

● 야간·휴일근로, 정시근무보다 임금 줄어 모순

● 법정근로 임금, 노동자가 양보할 문제 아니다

김기덕 노동법률원 법률사무소 새날 대표·변호사

통상임금 산입범위에 정기상여금 등을 포함하는 방안이 추진되면서 경영계의 반대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지난달 최저임금 산입범위 확대를 담은 최저임금법 개정안의 국회통과에 반발하는 노동계를 달래기 위해 노사정위원회가 통상임금의 산입범위도 논의를 해보자고 제안한 데 이어 정치권에서도 통상임금에 상여금 등을 포함시키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최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더불어민주당 간사인 한정애 의원은 통상임금과 최저임금의 산입범위를 일치시키는 근로기준법 개정안 발의 의사를 밝혔다. 통상임금은 근로자의 휴일·야간근무수당·퇴직금 산정의 기준이 된다. 통상임금 산입범위 확대 찬성 측은 상여금이 최저임금에 포함되면 당연히 통상임금에도 들어가는 게 옳다고 주장한다. 반대 측은 통상임금에 정기상여금이 포함되면 연간 10조원의 추가비용이 들어 기업경영에 충격을 줄 것이라며 반박하고 있다. 양측의 견해를 싣는다.




이제는 오래된 논란이다. 지난 2013년 12월 대법원 전원합의체재판부가 통상임금 산입범위에 관한 판결을 했건만 아직까지도 논란인 것이다.

최근 문성현 노사정위원장이 이에 관한 논의를 위해 조속히 양대 노총에 노사정위원회에 참석해달라고 요청했다. 또한 매월 1회 이상 지급되는 정기상여금과 복리후생비를 최저임금 산입범위에 포함시키는 최저임금법 개정이 이뤄졌다. 이에 따라 최근 다시 정기상여금·복리후생비 등의 통상임금 산입문제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2013년 12월 전원합의체를 통해 대법원은 정기상여금·복리후생비 등의 통상임금 산입 여부에 관해 판결했다. 그럼에도 아직까지도 논란인 것이다. 재직자에게 지급하고 중간에 퇴직하면 지급하지 않거나 일정 일수 이상 근무해야만 지급하는 조건이 붙은 경우에는 고정성이 결여됐다며 통상임금에 포함되지 않는다고 하급심판결이 잇달아 선고했다. 이에 따라 사용자들이 이러한 조건을 붙여 정기상여금·복리후생비 등을 통상임금 산정에서 제외하고 임금을 지급하는 일이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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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상임금은 연장·야간·휴일근로수당 등 법정수당의 지급기준이다. 근로기준법은 연장·야간·휴일근로 시에는 통상임금의 50%를 가산한 임금을 지급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법정(소정) 근로에 비해 가산된 임금을 지급함으로써 연장·야간·휴일근로를 제한하고자 하는 취지인 것이다. 그러니 통상임금은 법정 근로에 대해 지급하는 임금이어야 한다.

만약 법정 근로에 지급하는 임금 중 일부만 통상임금으로 파악하게 된다면 연장·야간·휴일근로의 임금이 정시근로 시에 지급하는 임금보다 적은 경우가 발생하게 된다. 우리의 경우 실제로 이런 일이 일어났다. 상여금·복리후생비 등을 제외하고 기본급과 몇 가지 수당만으로 통상임금을 산정해 법정수당을 지급하면서 노동자들은 정시 근무만 해도 지급 받는 상여금과 복리후생비를 연장·야간·휴일근로 시에는 이를 제외한 통상임금 기준으로 지급받았던 것이다.

필자가 수행하고 있는 기아자동차 통상임금소송사건을 예로 들면 근속 20년 이상 노동자의 경우 회사 통상임금(시급)이 1만원 정도였고 여기에 정기상여금을 통상임금으로 환산해보면 7,500원 정도인데 회사는 연장·야간·휴일근로 시에 회사 통상임금 1만원에 50%를 가산한 1만5,000원을 시간급으로 지급했다. 이는 이 노동자가 1시간의 정시 근무를 하면 상여금과 복리후생비를 받아 적어도 1만7,500원 이상 지급 받는 것인데 연장·야간·휴일근로 시에는 그보다 적은 임금을 받는 기이한 일이 발생하는 것이다. 위에서 살펴본 법의 취지라면 1만7,500원에 50%를 가산한 2만6,250원을 지급했어야 했다. 그런데 이러한 일은 거의 모든 사업장에서 있었던 일이고 정기상여금이 통상임금 산입범위에 포함될 수 있다는 2013년 대법원 전합의체판결이 나오면서 제동이 걸리게 됐다. 하지만 앞에서 언급한 재직 조건, 일정근무일수 조건을 문제 삼아 다시 산입범위에서 제외하는 일부 법원판결이 나오고 이를 악용한 사용자들의 행태로 불완전 제동이 되고 말았다.

최저임금법은 매월 1회 이상 지급하는 정기상여금과 복리후생비를 최저임금에 산입하는 것으로 개정돼 공포됐다. 재직 조건, 일정근무일수 조건인 경우에 통상임금에는 산입되지 않고 최저임금에는 산입한다면 최저임금에 따라 자신의 임금 수준이 정해지는 많은 노동자는 연장·야간·휴일근로를 하게 되면 정시 근무 시보다 50% 가산된 임금을 지급 받지 못할 뿐만 아니라 오히려 정시 근무 시보다 적은 임금을 지급 받게 될 수가 있다. 앞에서 본 통상임금 논리구조가 최저임금에도 해당한다. 정기상여금과 복리후생비를 최저임금 산입범위에 포함시켰다면 마땅히 통상임금 산입범위에 포함해야 하는 것이다.

법정 근로를 하면 지급하는 임금인 정기상여금과 복리후생비는 통상임금에 포함돼야 한다. 노사정이 합의해 근로기준법을 개정해야만 포함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노사정위원회에서 논의하지 않아도 마땅히 포함되도록 법 집행을 하면 되는 문제다. 노사정대표자들이 만나 노동자 측이 무엇을 양보하고 얻어야 할 문제라고 볼 수 없다. 다만 재직 조건, 일정근무일수 조건이 논란이 되고 있으니 여지없이 포함되도록 입법 추진으로 해결할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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