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적십자회담의 우리 측 수석대표인 박경서 대한적십자사(한적) 회장은 21일 “이산가족 5만7,000명의 한을 푸는 방법을 잘 협의하고 오겠다”고 밝혔다. 우리 측 대표단은 22일 회담을 위해 이날 오후 강원도 고성으로 출발했으나 북측은 아직 대표단 명단을 보내지 않은 상태다.
박 회장은 이날 서울 남북회담본부를 떠나기에 앞서 “(판문점 선언에서) 8·15 전후로 이산가족 상봉 또는 인도주의 프로그램을 하기로 해 제가 (적십자회담에) 가는 것”이라며 “북측과 인도주의 제반 문제, 특히 이산가족의 한을 푸는 프로그램을 어떻게 할지 잘 협의하고 오겠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22일 금강산호텔에서 열리는 적십자회담의 의제로 이산가족 상봉뿐 아니라 전면적 생사확인과 서신교환, 고향 방문 등이 논의될 수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한국인 억류자 6명의 석방 문제에 대해서는 “모든 협상은 총론이 우선되어야지 각론이 총론을 훼방시키면 안 된다”고 선을 그었다.
우리 측 대표단은 박 회장을 수석대표로 김병대 통일부 인도협력국장, 우광호 대한적십자사 국제남북국장, 류재필 통일부 국장으로 구성됐다. 이들은 고성에서 하룻밤을 보낸 뒤 22일 아침 일찍 금강산으로 넘어가기로 예정돼 있다.
북측은 적십자회담 하루 전인 이날 오후까지 대표단 명단을 통보하지 않았다. 통일부 관계자는 “북측과 판문점 채널을 통해 협의하는 과정에서 회담 무산의 징후는 없었던 것으로 안다”며 “곧 북측 명단이 올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