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책꽂이-만든 눈물 참은 눈물]선의가 불행으로 이어지는 삶의 아이러니

■이승우 지음, 마음산책 펴냄




소설을 가르치는 소설가, 이승우의 단편집.


남자는 소설을 쓰고 싶었다. 자신만의 글을. 타인의 글에서 영향 받는 것이 두려워, 그러니까 의도치 않은 모작을 예방하기 위해 남자는 적극적 의지를 갖고 타인의 소설을 샅샅이 읽는다. 그러나 강력한 의지는 부메랑이 돼 남자는 자신의 글을 쓰지 못한다. (‘읽지 않은 것으로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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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지는 언제나 옳은 것일까. 아니, ‘의지’ ‘노력’ ‘최선’ 같은 긍정적 추상은 늘 사필귀정하는 것일까. 그렇지 않기 때문에 인생은 흥미롭고 탐구의 대상이 된다고, 작가는 말하고 싶은 듯하다. 왜냐하면 남자의 적극적 의지는 선의에서 출발했지만 그의 노력은 불행으로 귀결됐기 때문이다.

앞선 질문의 답은 책 제목(‘만든 눈물 참은 눈물’)에서도 힌트를 얻을 수 있다. 만든 눈물과 참은 눈물은 ‘의지’가 담긴 눈물이란 공통점이 있다. 남자는 강력한 의지로 타인의 책을 가열 차게 읽었지만(만든 눈물) 남자는 결국 글을 쓰지 못함으로써 ‘참았던 눈물’이 쏟아졌다. 1만3,500원


서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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