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기고]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일자리 지형 변화

김한준 한국고용정보원 고용서비스전략실장

김한준 한국고용정보원 고용서비스전략실장김한준 한국고용정보원 고용서비스전략실장



입신(入神)의 경지에 이른 바둑기사들을 차례로 꺾으며 강렬한 인상을 남겼던 ‘알파고’ 인공지능은 과거에는 상상도 못한 일들을 실현시키고 있다. 기계학습과 자동화로 대표되는 4차 산업혁명의 영향으로 우리 생활에 많은 변화가 예상되며 직업세계도 격변하고 있다.

조립되는 제품의 상태를 보고 불량품 여부를 판단하는 업무, 반복되는 질문에 대해 비교적 정형화된 답변을 하는 콜센터 업무가 인공지능으로 대체되고 있다. 과거 대면서비스가 필요했던 금융권의 일자리가 핀테크와 인터넷 전문은행의 영향으로 줄어들고 있으며 빅데이터와 인공지능의 영향으로 투자분석과 주식거래 직원의 감원 소식도 들려온다. 아직은 인간의 섬세한 통번역을 따를 수 없지만 인공신경망 번역 기술이 더욱 발전하게 되면 일상적인 통번역의 일자리도 위협받을 수 있다.


한편 인공지능, 로봇, 빅데이터, 사물인터넷, 모바일, 생명공학 등 첨단기술의 확산으로 해당 분야에서 많은 일자리가 생길 것이다. 컴퓨터나 로봇 등이 인간과 같이 사고하고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알고리즘을 개발하는 인공지능전문가에 대한 수요는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이다. 현재 인공지능은 자율주행, 스마트팩토리, 투자자문, 정신스포츠, 번역, 상품추천, 음성인식, 영상판독, 판례분석 등에 이용되고 있는데 향후에 이 적용범위가 더욱 확산될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사물과 사물을 서로 연결시키고,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고 정보가 유출되지 않도록 하는 정보보안 분야 일자리도 더 늘어날 것이다. 더불어 수집된 데이터를 분석해서 미래 예측을 위한 의미 있는 경향을 파악하는 데이터분석의 수요 증가가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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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을 만들고 연구하고 운용하는 일자리도 증가할 것이다. 산업용과 가정용 로봇뿐만 아니라 사람의 외형이나 행동을 닮은 더 똑똑해진 지능형 로봇의 확산이 기대된다. 또한 사람들의 개별적 욕구를 맞춤형으로 충족시켜주고 삶의 질을 높이거나 양극화로 인해 소외되거나 도움이 필요한 복지 관련 일자리도 증가할 것이다.

4차 산업혁명으로 지금까지 듣지도 보지도 못했던 새로운 일자리가 나타나고 기존의 일자리도 더욱 세분화 전문화되고 있다. 자율주행자동차가 운행되기 위한 도로를 기획하는 스마트도로설계자, 인공지능의 알고리즘을 개발할 때 윤리적 기준에 대해서 고민하는 로봇윤리학자, 스마트팩토리를 도입하고자 하는 기업에 조언을 해주는 스마트팩토리코디네이터 등이 등장하고 있다. 그밖에도 빅데이터를 시각화해 분석결과를 더 효율적으로 전달하는 새로운 일자리가 출현하고 있으며 드론을 조종해 건축물이나 교량의 하자를 찾아내기도 한다.

4차 산업혁명으로 일자리의 총량이 줄어들 것이라는 비관론과 그렇지 않을 것이라는 낙관론이 공존한다. 어떤 견해가 옳은지 예단하기는 아직 어렵지만 일자리의 지형구조가 변화한다는 것은 분명하다. 우리의 일상생활을 크게 변화시키는 새로운 기술이 확산될 때 위기에 봉착할 수 있는 일자리가 있는 반면에 오히려 기회가 될 수 있는 일자리도 존재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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