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현대모비스, 난제 ‘램프 안개 현상’ 풀었다…안개 안 끼는 신소재개발

고온·고압·가스로 램프 흐리게 하던 현상

이니츠 사와 손 잡고 신소재 개발해 없애

6월 생산 K9·싼타페·쏘렌토 등에 적용

헤드램프 안개 현상을 없앨 수 있는 현대모비스의 신소재가 적용된 기아차의 플래그십 세단 ‘더 K9’. 현대모비스는 이 기술을 SK케미칼 자회사 이니츠와 공동 개발했다./사진제공=현대모비스헤드램프 안개 현상을 없앨 수 있는 현대모비스의 신소재가 적용된 기아차의 플래그십 세단 ‘더 K9’. 현대모비스는 이 기술을 SK케미칼 자회사 이니츠와 공동 개발했다./사진제공=현대모비스



현대모비스가 신소재를 개발해 고온 현상에 따른 가스 발생으로 자동차 헤드램프의 투명도를 떨어뜨렸던 안개 현상을 세계 최초로 해결했다. 신소재는 이달 생산된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에 적용되고 있는데 품질이 검증될 경우 현대모비스가 다른 글로벌 완성차 업체에도 공급할 수 있을 전망이다.

24일 현대모비스는 글로벌 램프 업체들의 난제로 여겨졌던 안개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신소재를 세계 최초로 개발, 생산 중인 램프 제품에 일괄 적용했다고 밝혔다. 새 기술이 적용된 램프는 이달 생산되는 더 K9과 싼타페, 쏘렌토, 벨로스터, K5, K7 등 현대기아차에 적용되고 있다.

램프 안개 문제는 램프 내부의 플라스틱 구성품에서 발생한 가스가 벽면에 흡착돼 뿌옇게 착색되는 현상이다. 보기에도 좋지 않고 배광성능을 떨어뜨려 안전을 위협할 수도 있다. 고온에서 가스가 발생하는 플라스틱의 물리적 성질에서 비롯된 것으로 글로벌 선진업체들의 헤드램프에서도 발생하고 있다. 이 현상을 피하기 위해 국내 완성차 업체들은 이제까지 헤드램프에 사용되는 플라스틱 소재를 전량 수입에 의존했다. 다만 수입 소재는 안개 현상을 낮출 수는 있지만 완전히 없애지는 못한다. 글로벌 업체들이 해결 방법을 고심하고 있지만 램프는 소재 개발이 어려워 내부 구조를 변경해 문제를 피하는 데 그치는 수준이다. 램프는 내부 온도가 200℃까지 오른다. 내외부 온도차이가 심해 습기에도 강해야 하며 강한 진동에도 구성품이 흔들리지 않도록 강성을 확보해야 하는 등 신소재 개발이 까다롭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대모비스는 이 같은 난제를 한 번에 해결했다. 국내 소재업체인 SK케미칼 자회사 이니츠와 협업해 소재 개발에 착수, 1년 6개월 만에 가스가 발생하지 않는 플라스틱 신소재 개발에 성공한 것이다. 기존 플라스틱 소재에 유리섬유를 추가, 강성을 확보하고 여기에 고분자량 첨가제를 적용해 다양한 조건을 가스가 발생하지 않는 신소재 개발했다.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소재기술은 일반 기술과 달리 개발되는 즉시 적용이 가능하고 또 특정 부품군 전체에 일괄 적용할 수 있어 파급력이 크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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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더해 현대모비스는 무게가 5~6kg에 달하는 헤드램프를 20% 이상 경량화할 수 있는 소재 개발에도 성공했다. 유동성이 좋은 소재를 사용해 렌즈와 베젤, 리플렉터, 하우징 등 헤드램프 각 구성품의 두께를 얇게 만든 것이다. 두께가 얇아지면 소재가 그만큼 덜 소요되기 때문에 원가가 절감되고 플라스틱 소재가 그만큼 수분을 덜 머금어 습기에도 강해진다. 김세일 샤시의장연구소장 전무는 “램프는 소재의 물리적인 특성에 따른 자연스러운 결로현상에 대해서도 불량으로 인식될 정도로 기능적인 부분뿐만 아니라 미적인 부분에 대한 기준이 높은 부품”이라며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해 미래차에 적용되는 혁신적인 램프 소재를 지속적으로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현대모비스는 신소재로 해외 완성차 업체 공략에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램프는 기능뿐만 아니라 차량의 외관 디자인을 구분 짓는 대표적인 감성부품이다. 현대모비스는 안개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한 제품이 글로벌 수주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미 현대모비스 램프는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로부터 품질이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으며 2010년부터 지금까지 총 34억달러(약 3조8,000억원) 규모를 수출하고 있다.

앞으로 현대모비스는 향후 숨겨진 패턴이 드러나는 표면처리 기술, 운전자 취향에 따라 헤드램프 색을 바꿀 수 있는 특수안료 기술 등 다양한 램프 관련 신소재도 확보할 방침이다. 또 현대모비스는 서산주행시험장 있는 세계 최장 길이의 터널시험로에서 상대 차량 운전자의 눈부심을 차단할 수 있는 지능형 헤드램프 기술(IFS, Intelligent Front-lighting System), 3D 효과를 낼 수 있는 리어램프 기술 등 차세대 램프 기술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구경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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