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기온이 크게 오른 가운데 남한 인근에서 명태가 ‘멸종위기’에 가까워지고 있다. 고등어와 멸치 등 난류성 어종은 어획량이 증가하는 등 대표적인 수산자원에 지각 변동이 일어나고 있다.
통계청이 25일 펴낸 ‘기후(수온) 변화에 다른 주요 어종 어획량 변화’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어선이 연근해 어업으로 잡은 명태 어획량은 1986년 4만6,890t에서 작년 1t으로 급격히 감소했다.
동해안 해역 수온이 상승하면서 명태가 북태평양으로 이동한데다가 어린 치어(노가리) 남획으로 자원량이 부족해져 2000년부터 어획량이 크게 줄은 것이다.
명태는 남한 인근 해역에서는 멸종위기 상태이며, 국립수산과학원은 명태를 수산자원회복사업 대상 어종으로 지정해 ‘종자 생산을 통한 자원조성’을 권고한 상태다.
같은 한류성 어종인 꽁치 어획량도 크게 줄었다. 꽁치 어획량은 1975년 2만5,958t을 기록했으나 작년에는 757t밖에 잡히지 않았다.
도루묵 어획량은 1970년 1만6,110t에서 작년에는 4,965t으로 감소했다.
어종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대체로 기온 상승과 남획 등이 원인으로 꼽힌다.
통계청에 따르면 남한 주변 표층 수온은 최근 50년 사이에 1.12도 높아져 상승 폭이 전 세계 평균(0.52도 상승)의 약 2.2배에 달했다.
통계청은 “어획량 변화는 기후(수온) 변화 이외에 어선·어구발달, 남획 및 중국어선 불법조업 등 복합적인 요인으로 발생하나 일부 어종은 기후(수온) 변화 요인이 크게 작용한다”고 분석했다.
난류성 어종은 어획량이 늘어나기도 했다. 고등어류는 1970년 3만6,256t에서 2017년 11만5,260t으로, 멸치는 같은 기간 5만4,047t에서 21만943t으로 각각 늘었다.
이에 따라 동해권에서는 1970년에 풍부하던 명태, 꽁치, 도루묵 어획량이 크게 줄었고 전갱이류는 같은 기간 21t에서 2,373t으로 급증하는 등 대표적인 수산 자원 변화가 명확해졌다. /신경희인턴기자 crencia96@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