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14부(김정중 부장판사)는 A씨의 유족이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업무상 재해를 인정해달라며 낸 소송에서 유족의 청구를 받아들였다.
전남 동부지역 일대에서 이동통신시설 장비 등을 설치하는 업체에서 근무하던 A씨는 주중에는 광주광역시에 마련한 거처에서 생활하고, 주말은 가족이 있는 서울에서 보냈다.
A씨는 2014년 2월 서울에서 주말을 보낸 후 월요일 새벽 출근을 위해 광주로 향했다가 서해안고속도로에서 교통사고를 당해 사망했다.
유족은 출근 중에 사망한 만큼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며 근로복지공단에 유족 급여 등을 청구했다.
공단은 그러나 A씨가 자기 소유의 차를 운전하다 사고가 난 만큼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적용 대상이 아니라고 맞섰다.
당시 산재보험법은 사업주가 제공한 교통수단이나 그에 준하는 교통수단을 이용하는 등 사업주의 지배관리 하에서 출퇴근하다 사고가 나야 업무상 재해로 본다고 규정했다.
그러나 이 조항에 대해 헌법재판소는 2016년 9월 헌법 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이에 따라 산재보험법은 지난해 10월 출퇴근 사고를 업무상 재해로 인정해 주는 범위를 넓히는 방향으로 개정됐다.
행정법원은 개정된 산재보험법에 따라 A씨의 사망을 업무상 재해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근무지 인근에서 가족과 떨어져 지낸 후 주말에 가족이 있는 ‘연고지 주거’로 퇴근했다가 그곳에서 출근하는 것도 원칙적으로 통상의 출퇴근 범위에 속한다”며 “업무상 재해가 인정되는 만큼 공단의 처분은 위법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