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에 따르면 AIIB 설립 이후 회원국들에 대한 인프라 투자금 총 46억달러 가운데 인도로 향한 자금이 14억달러에 달한다. 이는 87개 회원국 중 가장 많은 금액이다. 그 뒤로는 아제르바이잔(6억달러), 인도네시아·파키스탄(4억달러), 중국(3억달러) 등이 이어졌다.
AIIB는 26일 폐막한 연차총회에서도 인도를 포함한 방글라데시·터키·이집트 등 4개국에 35억달러를 연내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앞서 연차총회 개막식에 참석한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왕성한 인프라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지금까지 투자된 금액도 부족하다”며 “오는 2020년까지 400억달러, 2025년까지 1,000억달러로 확대되기를 바란다”고 투자를 호소했다.
■투자금 14억弗 달한다는데
미중무역전쟁서 우군 만들기
中, 인도와 관계개선 적극 나서
AIIB의 자금이 인도로 집중되는 것은 연간 7%의 경제성장을 이어가는 인도의 인프라 건설 수요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미국과 무역전쟁을 벌이는 중국이 인도와의 관계개선을 위해 투자금액을 인도에 몰아주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아사히신문은 “지금까지 인도는 정치적으로나 군사적으로 중국과 긴장관계를 이어왔지만 중국이 일대일로(육상·해상 실크로드) 사업을 제창하고 미중 무역전쟁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인도를 우군으로 만들기 위해 중국이 AIIB를 지렛대로 활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진리췬 AIIB 총재는 이번 총회에서 “일부 국가의 무역보호주의가 세계의 가능성을 빼앗고 있다”며 미국을 간접적으로 비판했다.
신문은 또 중국이 과거 인도와의 껄끄러운 관계를 고려해 AIIB에서 ‘중국색’을 철저히 억제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번 총회를 인도에서 연 이유도 AIIB가 중국의 지배하에 있다는 선입견을 줄이고 인도를 최대한 배려하기 위한 조치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국내 인프라 확충이 시급한 인도 역시 AIIB에서는 중국에 대한 거부감을 드러내지 않고 투자금을 적극 수용하고 있다. 인도는 AIIB 설립 당시부터 미국의 반대에도 창립멤버로 활동하고 있다.